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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에서 인명 구한 외국인 알리 ‘LG의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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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에서 인명 구한 외국인 알리 ‘LG의인상’

입력
2020.04.22 15:5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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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복지재단으로부터 ‘LG 의인상’을 받게 된 카자흐스탄 출신 노동자 알리. LG 제공
LG복지재단으로부터 ‘LG 의인상’을 받게 된 카자흐스탄 출신 노동자 알리. LG 제공

LG복지재단은 강원 양양군 양양읍 구교리 원룸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율다셰브 알리 아크바르 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2017년 LG의인상을 수상한 스리랑카 국적의 카타빌라 케티예 게다라 니말 시리 씨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다.

알리 씨는 지난달 23일 자정 무렵 집으로 가던 중 자신이 살고 있는 3층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난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불이 난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서툰 한국말로 “불이다, 불이야!”라고 소리치며 불이 난 2층 방문을 수 차례 두드렸지만, 인기척만 있을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알리 씨는 1층에 거주하는 건물 관리인과 열쇠로 문을 열려고 시도했으나 열리지 않았다. 결국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스 배관과 TV 안테나 케이블을 잡고 거센 불길이 치솟고 있는 2층 창문으로 올라갔다. 창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 갔으나, 이미 연기와 불길로 가득 차 있었던 탓에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알리 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고, 이 과정에서 목과 등, 손에 2~3도의 중증 화상을 입었다. 알리 씨의 빠른 대처로 건물 안에 있던 10여명의 주민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알리 씨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부모와 아내, 두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3년 전 관광비자로 한국에 와 체류 기간을 넘기며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안전과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알리 씨의 의로운 행동으로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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