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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로 폐쇄한 경주 5일장, 외지 노점상들이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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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로 폐쇄한 경주 5일장, 외지 노점상들이 점령

입력
2020.04.22 16:05
수정
2020.04.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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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신종 코로나 재확산 불안… 경주시 “시민 안전 위해 엄격 통제”

지난 20일 경주시 황성동 황성번개시장에 노점상들이 진을 치고 있다. 경주시는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노점영업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김성웅기자
지난 20일 경주시 황성동 황성번개시장에 노점상들이 진을 치고 있다. 경주시는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노점영업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김성웅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경주시가 관내 5일장과 주택가 ‘번개시장’을 전면 폐쇄했으나 외지 노점상들이 이를 무시한 채 배짱영업에 나서 지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노점상들은 대부분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외지 상인들로,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동선파악 등이 어려워 방역에 구멍이 생길 우려가 크다.

경주시는 2월21일부터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관내 모든 5일장을 임시 휴장했다. 노점상 영업도 금지했다.

하지만 확산세가 주춤해진 지난달 말쯤부터 하나 둘 외지 노점상의 발길이 늘더니 일부 지역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처럼 많은 상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장이 섰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도 나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m 이상 거리두기는 먼 나라 일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경주시 황성동 5일장. 아파트 앞 공원부지에 노점상들이 수십 개의 천막을 치고 족발이나 수제비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은 정식 공설시장도 아닌 공원부지로 노점영업 자체가 불법인 곳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경주시의 강력한 단속을 피해 사라진 노점상들이 지난 19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자마자 불법영업을 재개하고 나선 것이다.

이곳뿐 아니다. 안강시장, 외동 입실시장, 건천 등지의 다른 지역 5일장도 장날마다 노점상들이 몰려들고 있다.

보다 못한 경주시는 지난 17일 공무원 300여명을 동원해 경주 중앙시장 주변 도로를 점령한 노점상 400여곳을 단속하기도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날 중앙시장 상가번영회 사무실을 방문해 “시의 기본 입장은 아무리 경제가 어렵더라도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기존 상설시장은 몰라도 외지에서 차량을 끌고 와 펼지는 대규모 노점상들의 5일장 영업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점상인들은 “지난 두 달 동안 노점상 폐쇄로 더는 버틸 수 없게 돼 영업을 재개한 것”이라며 “개인 위생을 잘 지키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영업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모처럼 장이 서자 주민들이 몰리면서 개인간 2m거리 유지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주시는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선인 만큼 관계부서와 협의해 5일장 재개장과 노점영업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주민 안모씨(56)는 “노점상들 대부분이 외지 상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면서 “시장통에서 혹시 모를 감염자가 나타나면 어디서부터 감염됐는지 동선이 불투명해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김성웅 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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