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불법 도박판이 이번엔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률로 눈을 돌렸다. 야구, 축구 등 국내외 주요 스포츠 경기가 모두 취소된 데다 ‘집콕’ 때문에 TV시청 시간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2일 각종 도박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사설 도박 사이트들이 ‘방송 프로 시청률 맞히기’ 베팅을 내놓고 있다. 특정 프로그램 방송일 전에 기준점이 정해지면 실제 시청률이 이보다 높을지, 낮을지 예상하는 방식(업 혹은 다운)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불법 도박 인터넷 커뮤니티엔 때아닌 방송 프로그램 품평회가 열린다.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같은 것을 두고 제작진, 출연자, 포맷, 줄거리 분석 등이 이어지는 것. 급기야 “우리가 본방 사수해야 시청률을 지켜낼 수 있다”고 호소하는 이들까지 나온다.
야구, 축구, 농구 등 각종 스포츠 경기 대신 TV프로그램이 베팅 대상으로 떠오른 건 TV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편성에 따라 주기적으로 방영된다. 불법 도박하는 이들 입장에선 안정적이다.
방송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시청률 갖고 도박을 한다는 건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구체적 사례는 들여다 봐야겠지만, 그런 형태의 도박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수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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