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등교중지 기간에… 극단선택 추정
경북지역 한 특성화고에서 등교중지 기간에 기능경기대회 준비를 위해 합숙훈련을 하던 고교생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북경찰청과 전교조경북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1시30분쯤 경북 한 공업고 기숙사에서 기능반 학생 A군(3년)이 숨져 있는 것을 같은 방 친구가 발견했다.
A군은 2020년 지방기능경기대회 메카트로닉스 직종에 참여하기 위해 3월부터 합숙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이 대회는 당초 지난 6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차례에 걸쳐 연기돼 6월 1일 열리게 된다.
경찰 등은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라 2월 말부터 모든 교육활동 중지를 지시한 상태였다. 이 학교는 학생 학부모 동의를 받아 일부 학생이 합숙훈련을 하도록 했다. 이 학교 외에 2개교가 대회출전을 위해 합숙훈련 중이었으나 A군이 숨진 이후 모두 중단시켰다.
이에 대해 전교조경북지부 등 4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북시민인권연대회의(준)는 “이번 사고는 신종코로나로 4차례에 걸쳐 등교개학이 연기되는 상황에서도 다른 학교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가혹한 현실이 낳은 비극”이라며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방학 학기 구분도 없이 매일 진행되는 혹독한 기능연마는 ‘교육적 목적의 학습’이 아니다”며 직업계 고교의 교육과정 정상화를 촉구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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