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KBO리그 연습경기가 21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미뤄지는 동안 팀 내 청백전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해 온 각 팀 선수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178일만에 경기다운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오랜 기다림 뒤 열린 경기인 만큼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이날 두산과 LG의 연습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에선 양팀 선수들이 경기 시간보다 일찍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 자체가 불투명했던 그 동안의 불안감을 떨쳐내려는 듯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KT위즈와 한화 이글스가 경기를 펼친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선 치어리더들도 등장해 흥을 돋웠다. 하지만 호응해 줄 관중은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물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와도 함성은 들리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이색 풍경은 더그아웃에서도 포착됐다. 외국인 선수 등 일부 선수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듯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기했다. 이날 심판과 경기 운영요원 전원이 KBO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진행한 데 반해 선수들의 경우는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의무는 없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KBO의 지침에 의하면 선수들은 경기 중 침을 뱉는 행위나 악수, 하이파이브 등 타 선수와의 직접 접촉을 해선 안되고, 심판을 비롯한 경기 관계자들은 반드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그에 따라 경기 진행요원과 구단 관계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낀 채로 타격 연습용 안전 펜스를 옮기거나 타석 라인을 긋고, 그라운드를 다듬어야 했다.
KBO는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당초 3월 28일 열릴 예정이던 2020시즌 개막전을 5월 5일 치르기로 결정했다. 안전한 리그 운영을 위해 개막 초반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KBO는 향후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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