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채팅앱 익명성’이 부른 성폭행 사건…여성 행세 강간 상황극 유도가 실제 범죄로
랜덤 채팅앱을 통한 ‘강간 상황극’ 유도 거짓말이 실제 성폭행 범죄로 이어졌다. 익명성을 이용한 이들의 범죄 행각에 애먼 여성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고 말았다.
대전지검은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강간 교사 혐의로, B씨를 같은 법상 주거침입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불특정 다수와 무작위로 온라인 채팅을 하는 앱에 ‘35세 여성’이라는 가짜 프로필로 접속해 “강간당하고 싶다. 만나서 상황극을 할 남성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이에 관심을 보인 B씨와 대화를 했다. 급기야 B씨에게 원룸 주소를 일러주며 그 곳에 자신이 사는 것처럼 속였다.
이를 철썩 같이 믿은 B씨는 자신의 차를 이용해 A씨가 알려준 원룸을 찾아가 강제로 침입한 뒤 안에 있던 여성을 성폭행했다.
하지만 피해 여성은 A씨나 B씨와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람이었다.
피해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두 사람을 붙잡아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이들을 기소했다.
A씨와 B씨는 조사 과정에서 “골탕을 먹이려고 했을 뿐 성폭행 사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거나 “속아서 이용당했다”며 범행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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