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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야구야… 연습경기 시작 프로야구 ‘시즌 모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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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야구야… 연습경기 시작 프로야구 ‘시즌 모드’ 돌입

입력
2020.04.21 16:59
수정
2020.04.21 18:00
22면
0 0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에서 치어리더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날 연습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관중 없이 진행됐다. 연합뉴스.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에서 치어리더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날 연습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관중 없이 진행됐다. 연합뉴스.

21일 KT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경기 수원 KT위즈파크. 경기 직전 이강철 KT감독은 한화의 이성열이 찾아와 정중히 인사를 하자 두 손을 들어 반겼다. 이 감독은 “다른 팀 선수를 보는 게 대체 얼마 만이냐”며 “너무 반갑지만 일단 거리는 두자”며 활짝 웃었다.

KBO리그 10개 구단의 팀 간 연습경기가 이날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렸다. 국내에서 팀간 맞대결이 성사된 것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178일 만이다. 1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에서 귀국하고도 한달 넘게 자체 청백전만 치렀다. KBO가 이날 개막일을 5월 5일로 확정하고 이날부터 팀간 교류전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시즌 모드’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심스럽게 시작한 만큼 야구장에선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합숙이 금지된 상태라 원정팀 선수들은 오전 9시 집결한 뒤 발열 체크를 하고 홈팀 경기장으로 향했다. 홈팀 구장에 도착해서도 다시 발열 상태를 검사해야 했다. 선수단으로서는 다소 번거로웠지만, 야구가 다시 시작됐다는 자체만으로 분위기는 밝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던 시간이었다”라고 돌아본 뒤 “오늘은 전력 분석 미팅도 하는 등 시즌처럼 경기를 준비했다. 타 팀과 경기한다는 자체가 설렌다”고 말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무관중 응원’이 펼쳐져 분위기를 돋웠다.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구장의 명물인 대형 보드에 SK팬들의 응원 메시지가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치어리더들도 등장했다. 선수 입장 음악은 울리지 않았지만 공수 교대 때와 홈런포가 터질 때마다 춤과 음악을 선보이며 흥을 돋웠다.

득점한 선수를 반기는 방법도 바뀌었다. LG 김현수는 1회말 후속 타자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 뒤 덕아웃에 들어가 하이파이브 대신 함께 소리를 질렀다. KIA 박찬호도 1회말 선취득점 후 덕아웃에 들어오며 양손을 들었지만 아무도 하이파이브를 해주지 않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삼성은 4회 김민수의 동점 득점이 나온 뒤 하이파이브를 주고받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팬들의 지적을 받았다. KBO는 선수들의 하이파이브와 침뱉기를 하지 않도록 강력 권고한 상태다.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 연습경기 두산과 LG의 경기를 앞두고 외신 기자가 취재 하고 있다. 뉴스1.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 연습경기 두산과 LG의 경기를 앞두고 외신 기자가 취재 하고 있다. 뉴스1.

AP, AFP, EPA 등 해외 언론들도 현장 취재에 나섰다. KBO리그 연습 경기를 해외 언론이 취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가 개막일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개막 준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 신인 소형준은 수원구장 한화전에서 6이닝 동안 1실점하며 슈퍼루키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실점 위기에서 병살타만 4개를 유도하며 확실한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입국 후 2주 간 자가격리 기간을 거쳤던 외국인 선수들도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KIA의 새 외국인 투수 브룩스는 첫 이닝에서 최고구속 151㎞를 찍는 등 4이닝 1실점 호투했다. 리그 4년 차를 맞은 KT 로하스와 SK 로맥도 연습 경기 첫 타석부터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힘자랑을 했다. 특히 SK는 로맥(2점)과 윤석민(1점), 고종욱(3점) 등 홈런 3방으로 6점을 쓸어 담으며 변함없는 홈런 구단의 면모를 과시했다.

수비 집중력은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두산 3루수 허경민은 잠실구장 LG전에서 이형종의 땅볼 타구를 뒤로 빠트렸고, 5회에도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두산 1루수 오재일도 평범한 땅볼을 잡지 못한 데 이어 송구 실책까지 나와 실점을 허용했다. KT 유격수 심우준은 수원구장 한화전에서 정진호의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이날 팀간 연습경기는 인터넷 중계방송에만 LG-두산전 60만여명, KIA-삼성전 59만여명, KT-한화전 35만여명이 접속하는 등 그간 스포츠에 목말랐던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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