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들 “심근경색 가족력도 무시 못해”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장 수술 후 심각한 상태라는 설과 보도가 나오면서 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김 위원장이 심장수술을 받았다면 ‘올 것이 왔다’고 입을 모은다. 심장수술 권위자인 송현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김 위원장은 30대임에도 비만에 골초라서 언제든지 심장질환에 걸릴 수 있는 고위험군”이라며 “(진단을 하지 않았지만) 외모를 놓고 보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모든 성인병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0년 9월 후계자로 추대됐을 때 90㎏가량을 유지했지만 매년 체중이 늘어 현재 130㎏(키 170c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심장과 관련된 치료를 받았다면 수술보다는 심장 스텐트(금속망) 시술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망가져 협심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약물로 막힌 혈관을 뚫기 어려워 결국 스텐트를 삽입해 막힌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졌다는 소문과 보도에 대해 송 교수는 “심장 스텐트 시술 위험도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우 1~2.5%정도에 불과하지만 북한의 의료수준을 알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도 북한 의료진의 수술 능력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스텐트 시술을 했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억지로 스텐트 시술을 하면 금방 혈관이 막히고,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의들은 이번 보도가 사실이건 아니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처럼 과도하게 비만한 성인은 심ㆍ뇌혈관 질환은 물론 만성 콩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 계속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될 것”이라며 “아버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인(심근경색)을 보면 가족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서 고지혈증ㆍ당뇨ㆍ통풍 등을 앓아 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2014년에는 다리를 저는 모습이 목격됐다. 당국에 따르면 당시 그는 족근관증후군으로 발목 낭종수술을 받았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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