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베의 우왕좌왕으로 자민당 역학관계 변화 조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베의 우왕좌왕으로 자민당 역학관계 변화 조짐

입력
2020.04.21 22:00
수정
2020.04.22 08:36
0 0

7년 지속 ‘아베 1강’ 체제 코로나 대응서 흔들

위기관리 담당 스가 장관, 정책 결정과정서 배제

‘포스트 아베’ 기시다 현금지급 급선회로 먹구름

총리관저 정책 주도에 연립여당서 이례적인 반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일본의 집권여당인 자민당 내 역학관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안일한 초동 대응과 뒤늦은 긴급사태 선언에 이어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현금 지급 정책을 두고 우왕좌왕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1강 체제’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정권 출범 후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6연승을 기록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로 등극했다. 7년 동안 공고했던 아베 1강 체제는 총리관저 주도의 어설픈 코로나19 대응이 국민들의 비판에 직면하면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위기관리의 핵심 축이었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코로나19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스가 장관은 위기관리 외에 정부 부처간 및 연립여당인 공명당과의 조정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개각 때 그의 추천으로 입각한 장관들이 정치자금 스캔들로 낙마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스가 장관 대신 입김이 강해진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보좌관과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국가안전보장국장 등이 주도한 초ㆍ중ㆍ고 임시휴교 요청과 긴급사태 선언, 면 마스크 2장 지급 등은 국민들로부터 긍정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차기 총리를 노리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의 앞길엔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는 경제대책의 핵심인 현금 지급과 관련해 “대상자가 너무 적다” 등의 당내 불만에도 아베 총리와 보조를 맞추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지난 3일 아베 총리와의 회담 직후 “당초 수입급감 가구당 20만엔안을 인상해 30만엔(약 340만원)으로 결정했다”고 언론에 밝히며 아베 총리가 점 찍은 후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지난 16일 갑작스럽게 1인당 10만엔(약 113만원) 일률 지급으로 뒤집어버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 과정에서는 공명당과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의 역할이 컸다. 당초 1인당 10만엔 일률 지급을 주장했던 공명당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니카이 간사장이 14일 ‘10만엔 일률 지급’에 대한 검토 입장을 밝히고, 이를 계기로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가 15일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연립여당 이탈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니카이 간사장이 움직인 배경에는 올 가을 당 인사를 앞두고 기시다 정조회장 견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많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가을 당 인사에서 기시 정조회장을 간사장으로 기용하려다 니카이 간사장의 반발로 포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베 정권 시기 총리관저의 결정이 자민당과 공명당의 반발로 뒤집힌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구심력이 저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