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가 없는 브라는 가슴을 못 받쳐줘서요”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에 등장하는 최초의 여성 총리, 구서령(정은채)의 대사다. 궁에 들어가기 전 보안 검사를 받다 경보음이 울리자 내뱉은 말이다. 구서령의 복장 또한 논란거리다. 몸매를 부각하는 빨간 드레스가 도드라져서다. 깔끔하고 실용적인 복장을 하는 여느 정치인과 다른 모습니다.
각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들이 시대착오적 연출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여성을 자극적으로 그려내는 장면들이 버젓이 등장해서다.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더 킹’만이 아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금토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는 지선우(김희애) 집에 침입한 괴한이 등장했다. 그런데 검은 가죽장갑을 낀 괴한이 지선우를 폭행하는 장면, 목을 조르는 장면이 불필요하고 자극적으로 그려졌다. 특히 가해자의 시선에서 목이 졸려 괴로워하는 지선우를 묘사, 가해를 즐기는 듯한 느낌까지 줬다. 이 때문인지 방영 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불쾌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여성 등장인물의 호칭도 문제다. ‘고산 여우회’ 소속 여성들의 이름이 없다. ‘부부의 세계’ 공식 홈페이지를 봐도 정식 이름 대신 ‘최 회장의 아내’ 등으로 표기되어 있다.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드러내는 드라마임에도 ‘누구누구의 아내’라고만 한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KBS2 주말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도 비난 대상에 올랐다. 지난 18일 방송분에서 강초연(이정은)의 김밥 가게에서 이주리(김소라), 김가연(송다은) 등이 호객행위를 하는 장면을 그려냈다. 하지만 유흥업소에서나 볼 만한 복장과 방식으로 호객행위를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곧바로 사과했지만, 성 상품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임수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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