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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 비판 매체에 “당신들도 천 마스크 팔지 않냐” 비난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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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 비판 매체에 “당신들도 천 마스크 팔지 않냐” 비난해 논란

입력
2020.04.21 16:01
수정
2020.04.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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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아사히신문이 판매하는 천 마스크 비판

중도 성향 마이니치신문 “총리가 도리어 국론 분열 초래” 꼬집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쓴 채 연설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쓴 채 연설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비판해 온 아사히신문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일본 마이니치신문, 주간지 주간여성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17일 기자회견에서 “아사히신문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천 마스크를 3,300엔(약 3만7,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천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많은 가운데 정부도 2장의 마스크를 배포하게 됐다”고 밝힌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는 “그 동안 코로나19의 대응책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아사히신문 기자의 날선 질문에 강한 어조로 ‘반격’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대책으로 모든 가정에 천 마스크, 이른바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아베의 마스크) 2장씩을 배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오염된 마스크가 공급되는가 하면 사용에도 불편하다는 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정책을 비판해 온 신문사도 비싼 가격에 천 마스크를 판매 중인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아베 총리의 발언에 앞서 일본의 한 보수 경제평론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아사히신문이 바가지를 씌운 마스크를 판매 중”이라고 올렸고, SNS상에서는 아사히신문이 ‘바가지 회사’였다는 트윗이 잇따라 올라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이니치신문과 주간여성 등은 실제 아사히신문이 판매하는 천 마스크가 폭리를 취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먼저 마스크 2매에 3,300엔은 정가로 아사히신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금액과 같다. 해당 마스크는 오사카부 이즈미오츠 시장과 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 초 마스크 부족 해소를 위해 인근 마스크 제조사에 생산을 요청, 7개사가 수작업으로 제조 판매하고 있던 제품 중 하나였다. 아사히신문의 통신판매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제조사는 1917년 창업한 오츠모직으로 이 회사에 따르면 마스크는 4중 구조로 의료용 수준의 원료를 사용해 150회 세탁해도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아사히신문의 통신판매 사이트가 총리의 지적으로 폐쇄됐다는 ‘가짜 뉴스’까지 퍼진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은 주문을 받지 않는 것은 총리가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예고한 6일부터라고 설명했다. 주간여성은 “주문이 너무 몰려서 부득이하게 사이트를 닫은 것”이라며 “지금도 납품을 위해 주말까지 마스크를 제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체감이 중요하다”고 밝혔지만 같은 회견에서 자신의 정책에 의문을 제기한 특정 신문사를 공격해 결과적으로 통합이 아닌 사회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온라인에서는 “아베 총리가 아사히신문이 판매하는 것처럼 천 마스크에도 수요가 있다고 말했을 뿐인데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보도한다”(luc***)는 의견과 “처음에는 바가지인 줄 알았지만 제품 제작에 충실한 것 같아서 호감도가 생겼다.”(dela***) 등 엇갈린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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