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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LCD공장 사망사고, 협력업체 책임도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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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LCD공장 사망사고, 협력업체 책임도 따져야”

입력
2020.04.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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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직원이 원청업체가 관리하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경우, 원청업체뿐 아니라 협력업체 사업주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재해방지 의무를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LG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 A사와 이 회사 팀장, A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B사와 이 회사 대표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협력업체 직원 이모씨 등 3명은 2015년 1월 경기 파주시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질소가스가 누출돼 사망했다. 이씨 등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공장 설비를 점검하던 중 밸브가 열려 가스가 누출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중 2명은 LG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인 A사 소속이었고, 1명은 A사의 협력업체인 B사 소속이었다.

검찰은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LG디스플레이 임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 8명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ㆍ2심은 이들의 대부분 혐의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협력업체 관계자들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이 직접 관리ㆍ운영하는 작업장에서 사고가 일어난 게 아니어서 사고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재판부는 “그 작업장을 직접 관리ㆍ통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주의 재해발생 방지의무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타인의 사업장 내 작업장이 밀폐공간이어서 재해발생의 위험이 있다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는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 적용된다”며 “사망한 근로자들과 각 회사 사이의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되는 이상, 이들을 사용해 사업을 행한 회사들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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