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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능력시험이 뭐길래…네팔인 58명 ‘대리시험’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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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능력시험이 뭐길래…네팔인 58명 ‘대리시험’ 검거

입력
2020.04.21 09:56
수정
2020.04.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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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 비자 얻으려 범행…5명 구속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네팔 현지에서 실시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대신 봐주거나 대리시험으로 점수를 받은 네팔인 58명이 출입국 당국에 적발됐다.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ㆍ외국인청은 최근 한국어능력시험을 대리로 응시한 네팔인 6명과, 이들을 통해 점수를 받은 네팔인 5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출입국당국은 대리시험 응시자 6명 중 5명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대가 없이 친인척을 위해 대리시험을 봐준 1명은 강제퇴거 조치했다. 또 이렇게 대리시험을 의뢰한 뒤 한국 비자를 받은 52명도 강제퇴거 조치했다.

출입국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비전문취업(E-9) 자격을 취득하면 한국에서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비자 발급에 필요한 한국어능력시험 점수를 얻기 위해 대리시험을 이용했다. 이들은 원래 응시자와 대리 응시자의 얼굴 사진을 포토샵으로 합성해 응시표에 붙이는 식으로 대리시험을 치렀다. 대리시험을 치른 이들은 대가로 1인당 100만원에서 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리시험 응시자 중에는 한국에서 불법체류자 생활을 하다 강제 퇴거 후 네팔에서 한국어 학원을 운영한 B(52)씨를 비롯해, 네팔 현지 한국어 강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시험을 직접 부탁하거나 제의에 응한 네팔인 대부분은 200점 만점에 176점 이상을 획득했고, 200점 만점을 받은 이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출입국당국이 이들에 대해 모의 테스트를 해본 결과, 고득점을 받은 네팔인 대부분이 한국어가 매우 서투르거나 심지어 시험 문제를 읽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출입국당국은 현지 한국어능력시험 대리응시 브로커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현지 수사기관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지난해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 네팔인은 9만2,400여명에 육박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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