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되는 일상 속 긴장감 여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첫날인 20일, 움츠러들었던 일상이 속속 재개되는 가운데 긴장감이 여전히 감돌았다.
정부가 이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완화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전면 중단됐던 다중이용시설들의 운영이 일부 재개됐다. 학원과 헬스장 등이 속속 문을 열었고, 몇몇 종교시설과 국립공원 야외 스포츠 경기 등도 다시 운영될 예정이다. 군 당국도 병역판정검사를 재개하는 한편, 장병의 외출 제한 등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한 달을 넘기며 잔뜩 움츠러든 일상은 조금씩 예전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휴직에 들어갔다가 전날 다시 출근한 직장인 A(26)씨는 “도심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평소처럼 사람이 많았고 특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한 달간 미뤄졌던 밥 약속, 술 약속이 물 밀 듯 잡히고 있다는 이들도 많았다.
다만 시민들은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다”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이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아직 이른 것 아닌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안 쓴 사람을 보고 식은땀이 났다”는 취지의 글이 많았다. 특히 학원이나 헬스장 등은 좀처럼 학생과 회원 모집이 되지 않아 운영을 재개했어도 한산했다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도 거리두기 ‘완화’가 ‘중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 “5일까지 실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생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이 메시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느슨하게 또는 중단한다는 의미로 잘못 이해할까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기준을 △하루 확진자 수 50명 이하 △경로 불명 감염자 5% 이내로 설정했다. 안정적으로 이 범위 안에 들면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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