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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발견] 이 사진 속엔 글로벌호크가 1대 더 있다

입력
2020.04.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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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미국대사가 공개한 글로벌호크 사진

자세히 보면 1ㆍ2호기 모두 ‘대한민국공군’ 선명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9일 트위터에 올린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2호기의 사진. 2호기 뒤로 1호기로 보이는 글로벌호크 1대가 더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트위터 캡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9일 트위터에 올린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2호기의 사진. 2호기 뒤로 1호기로 보이는 글로벌호크 1대가 더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트위터 캡처
기체 앞 쪽 어두운 부분(노란 원)을 밝게 조정해 보면 또다른 글로벌호크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기체 앞 쪽 어두운 부분(노란 원)을 밝게 조정해 보면 또다른 글로벌호크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또 다른 글로벌호크의 동체에도 역시 ‘대한민국공군’이 선명하다(노란 원).
또 다른 글로벌호크의 동체에도 역시 ‘대한민국공군’이 선명하다(노란 원).

우리 공군이 도입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2호기의 모습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 의해 공개됐다. 해리스 대사는 19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한ㆍ미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촬영한 글로벌호크 사진과 함께 축하 글을 올렸다. 기체 표면이 진한 회색과 갈색 톤이 섞여 있는 것으로 미루어 조명을 사용해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해당 사진을 자세히 보면 격납고 내에 글로벌호크가 한 대 더 있다. 포토샵으로 기체 앞 쪽 어두운 부분을 밝게 살려 보면 진한 회색의 글로벌호크가 보인다. 이 두 대 모두 기체 중앙 부분에 ‘대한민국공군’ 여섯 글자가 선명하다. 그런데, 역시 미국에서 도입한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F-35A의 경우는 기체 어디에도 ‘대한민국공군’ 표시가 없다.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

◇F-35A는 ‘ROKAF’, 글로벌호크는 ‘대한민국공군’, 이유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확한 이유나 원칙까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다만, 공군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군기는 라운델(군용기의 소속을 나타내는 표식)을 도색할 때 동체나 주 날개에는 ‘대한민국공군’을, 꼬리날개엔 영문으로 ‘ROKAF’를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같은 규칙은 기체의 특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되는데, F-35A나 F-15K와 같이 기체 크기가 작은 전투기 종류는 동체에 ‘대한민국공군’을 표시하는 대신 꼬리날개에만 ‘ROKAF’로 갈음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육해공군 전력 지상사열을 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F-35A 스텔스 전투기의 꼬리날개(노란 원)에 ‘ROKAF’가 도색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육해공군 전력 지상사열을 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F-35A 스텔스 전투기의 꼬리날개(노란 원)에 ‘ROKAF’가 도색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위 사진을 확대해 보면 꼬리날개에 영문 라운델 'ROKAF'가 도색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위 사진을 확대해 보면 꼬리날개에 영문 라운델 'ROKAF'가 도색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 공군이 운용 중인 글로벌호크의 사진. 날개 윗면이 흰색이다. 노스럽 그루먼 제공
미 공군이 운용 중인 글로벌호크의 사진. 날개 윗면이 흰색이다. 노스럽 그루먼 제공

해외 도입 기종의 경우에도 라운델의 세부 내용은 ‘대한민국공군’처럼 기체를 운용하는 국가의 요구에 맞게 도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 위치나 크기 등은 제조사에서 정한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미 공군이든 우리 공군이든 미국 노스럽 그루먼사에서 제작한 글로벌호크의 라운델 위치가 동일한 이유다.

◇NASA 소속 글로벌호크는 흰색

글로벌호크를 비롯한 대다수 군용기는 회색 계열의 ‘저시인성’ 도장을 기본으로 한다. 특히 글로벌호크와 같이 높은 고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항공기는 회색 계열의 도료로 칠할 때 가장 식별이 어렵다. 그와 반대로 저고도 작전 군용기는 작전 지역의 지형을 고려한 위장무늬 도장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호크의 기체는 진한 회색이지만 날개는 밝은 회색이다. 정확하게는, 날개 윗면만 밝은 회색이고 밑면은 동체 색과 같다. 글로벌호크처럼 한 번 이륙해 장시간 작전을 수행하는 정찰기들은 기체 위에서 내리쬐는 태양열을 반사하기 위해 날개의 윗면을 흰색으로 칠하는 경우가 있다. 항공기의 특성상 기체 위보다는 아래쪽으로부터 식별될 가능성이 크므로 날개의 밑면은 동체와 같은 진한 회색으로 칠한다.

글로벌호크 중에는 기체와 날개가 모두 흰색인 경우도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00년대 후반 미 공군으로부터 인계받아 운용 중인 2대의 글로벌호크로, 흰색 기체에 곤색과 금색 띠까지 둘러 사용하고 있다. 군용기가 아닌 만큼 굳이 저시인성 도장을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사시 기체를 추적하기에는 눈에 띄는 밝은 색이 용이하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용 중인 글로벌호크(RQ-4)가 2016년 10월 허리케인 관측을 위해 캘리포니아 암스트롱 비행연구소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항공우주국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용 중인 글로벌호크(RQ-4)가 2016년 10월 허리케인 관측을 위해 캘리포니아 암스트롱 비행연구소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항공우주국 제공
1월 실시된 수송기 공중기동훈련의 자료사진. 사진 속 수송기는 회색 도장인 글로벌호크와 다르게 위장무늬 도장을 택했다. 공군 제공
1월 실시된 수송기 공중기동훈련의 자료사진. 사진 속 수송기는 회색 도장인 글로벌호크와 다르게 위장무늬 도장을 택했다. 공군 제공
지난해 12월 북한의 '성탄절 선물' 예고에 대비해 미국이 파견한 정찰기들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리벳 조인트(RC-135W),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 코브라볼(RC-135S), 글로벌호크(RQ-4). RC계열 정찰기들의 윗면은 아랫면과 다르게 흰색으로 칠해져 있다. 글로벌호크의 날개 아랫면은 동체와 같은 색임을 알 수 있다. 미 공군ㆍ노스럽 그루먼 제공
지난해 12월 북한의 '성탄절 선물' 예고에 대비해 미국이 파견한 정찰기들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리벳 조인트(RC-135W),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 코브라볼(RC-135S), 글로벌호크(RQ-4). RC계열 정찰기들의 윗면은 아랫면과 다르게 흰색으로 칠해져 있다. 글로벌호크의 날개 아랫면은 동체와 같은 색임을 알 수 있다. 미 공군ㆍ노스럽 그루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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