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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열악한 아마존, 美 인디언 거주지 감염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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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열악한 아마존, 美 인디언 거주지 감염 급증

입력
2020.04.20 21: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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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 벌목 등 개발 외부 차단 안돼

지난달 11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원주민 지도자들이 원주민 토착지 분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FP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원주민 지도자들이 원주민 토착지 분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세계 각지 원주민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열악한 위생 환경으로 인해 감염병에 무방비 상태인 이들은 정부 보조금 의존도가 높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가장 큰 지방정부인 아마조나스주(州)가 ‘코로나19 핫스폿(집중 발병지역)’이 되면서 원주민 사회가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까지 이 지역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800명, 140명을 넘어서면서 주도인 마나우스시의 의료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외부 세계와 떨어져 고립된 생활을 하는 이들 열대우림 원주민은 병원 방문은커녕 깨끗한 물조차 얻기 어려워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지에 만연한 불법 채굴ㆍ벌목 때문에 외부와의 ‘완벽한 차단’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잖아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원주민 보호구역 내 광산 개발을 허용함으로써 원주민에 대한 ‘문화적 학살’ 우려가 크던 차에 최근엔 코로나19로 단속까지 느슨해지면서 원주민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배가됐다.

브라질 정부가 저소득층 2,300만명에게 3개월간 매월 600레알(약 14만원)씩 지급키로 한 코로나19 긴급 구호자금이 되레 원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주민들이 구호자금을 받기 위해선 감염 위험을 무릅쓴 채 직접 배를 타고 도시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구호자금 지급 대상 원주민은 4만1,000명 가량이다.

미국 본토에서 유일하게 애리조나ㆍ뉴멕시코ㆍ유타 3개주(州)에 걸쳐 공인 자치국을 세운 나바호 인디언들의 처지도 비슷하다. NBC방송은 이날 “최소 1,197명의 나바호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들 중 4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나바호 자치국의 검사자 중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양성확진율은 애리조나주 양성확진율의 9배다. CNN방송은 “1인당 감염률로 환산하면 뉴욕과 뉴저지 다음으로 높다”고 전했다.

이들 역시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한다. 전체 주민 17만5,000명 중 약 30%는 지역 공공시설에서 식수를 끌어와 사용한다. 부족한 의료 서비스도 문제다. 연방정부가 이들 나바호 인디언을 포함한 미 전역의 원주민 260만명에게 제공하는 ‘원주민 보건서비스(IHS)’의 1인당 의료비 지출액은 2018년 현재 3,332달러로 미국인 1인당 의료비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 보건당국의 원주민 대상 서비스가 제한적이어서 미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한 이후 코로나19가 원주민 보호구역에 숨어들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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