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 1위 기업인 대한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과 주관사 선정 등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유상증자 규모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앞서 경영난 극복을 위한 자금 조달 방안으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등의 유휴 자산 매각 계획을 밝히고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당장 이달 2,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도래 등 자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미래의 항공권 수익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자금을 융통했다. 최근 발행한 ABS까지 합치면 약 2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보유 중이다.
항공업계 상황 또한 여의치 않다. 당장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운항이 막힌 상태다. 낮은 신용등급(BBB+)으로 사실상 자체적인 자금 조달은 불가능하다. 대한항공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다만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비롯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관련주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전 거래일보다 26.03% 급락한 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대한항공(-6.46%), 한진(-5.65%)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