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필두로 계열사 임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급여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임금을 반납하는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6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사태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임원 1,200여명 전원이 이달부터 급여 20%를 자발적으로 반납하기로 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각 계열사별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계열사 임원들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자동차산업 경영환경 악화와 경제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를 다지고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미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순차적인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수조원의 매출 피해를 입은 상태다. 국내와 공장의 경우 2~3월 절반 가량 가동을 멈췄고, 3월 이후에는 순차적으로 미국, 유럽, 중남미 현지 생산시설을 ‘셧다운’했다. 코로나19가 가장 빨리 진화된 중국 공장은 빠르게 생산을 재개했지만, 생산 효율은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완성차 생산이 줄면서 현대모비스(전장ㆍ섀시), 현대위아(파워트레인), 현대제철(철강) 등 계열사들도 연쇄적인 피해를 입어 1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정부 주도의 대응체계에 적극 협조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종합 상황실’을 마련해 글로벌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며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및 기술개발 등은 차질 없이 진행함으로써 미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핵심 역량을 지속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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