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신라젠의 문은상 대표가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수천억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20일 문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을 통해 “신라젠은 각 분야별로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자료에 일체의 허위 사실 없이 신고 및 허가 취득으로 적법하고 투명한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앞서 문 대표가 신라젠의 곽병학 전 사내이사, 이용한 전 대표 등과 2014년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신라젠으로부터 400억원을 투자 유치하고, 이 자금으로 신라젠이 발행한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이후 문 대표 등은 매입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했고, 신라젠 상장 뒤 주식 일부를 전환가 20배가 넘는 가격으로 판매해 3,000억원 이상의 부당 수익을 얻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와 관련해 문 대표는 “BW 발행은 대주주 3인이 사적인 목적으로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니라 동부증권과 기관투자가들의 펀딩 개시를 위한 요구사항이었다”며 “기관투자가들이 BW 미 실행 시 그들이 투자한 금액 반환을 요구했기에 회사 존속을 위해 당시로서는 다른 선택사항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주식을 팔아 수천억원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지였다며 “부당이익으로 거론되는 수천억은 국세청 요구에 따라 이미 세금으로 납부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문 대표는 “국세청이 BW가 증여서 부과 대상이라고 결정해, 당시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세금 약 1,700억이 부과됐다”며 “보유주식으로 현물 납세를 하고자 했으나 주식으로 세금 납부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아 부득이하게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이어 “신라젠 대주주 3명이 BW 행사를 목적으로 의사 주주들로부터 대여한 주식 부채가 2018년 1월 평가금액으로 약 3,000억 규모”라며 “3인 중 세금과 부채를 다 해결한 사람은 없기에 항간에 떠도는 수천억의 부당 이익 취득이라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며, 향후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기사화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곽 전 사내이사와 이 전 대표는 17일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 임상이 실패한 것을 미리 알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보유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구속됐다. 두 전직 임원들이 구속되면서, 검찰은 문 대표를 향한 본격적인 수사에도 조만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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