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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코로나 바이러스!” 호주서 ‘동양인 혐오’ 구둣발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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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코로나 바이러스!” 호주서 ‘동양인 혐오’ 구둣발 폭행

입력
2020.04.20 15:24
수정
2020.04.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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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치마를 입은 호주 여성이 15일 밤 호주 멜버른 중심가에서 싱가포르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발로 때리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흰색 치마를 입은 호주 여성이 15일 밤 호주 멜버른 중심가에서 싱가포르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발로 때리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호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동양인 혐오 범죄가 발생했다.

20일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15일 호주 멜버른 중심가에서 길을 걷던 싱가포르인 18세, 20세 여성 두 명이 백인들에게 공격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이들의 머리채를 잡고 구두를 신은 발로 때렸다. 이런 내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면서 알려졌다.

20초짜리 동영상에는 소매가 없는 점퍼와 흰색 치마를 입은 여성이 한 여성의 머리카락을 반복적으로 잡아당기며 구둣발로 차는 장면이 담겼다. 분홍색 재킷을 입은 공범 한 명은 다른 여성을 밀면서 맞고 있는 피해자를 돕는 걸 막아 섰다.

한 시민의 제지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덕에 다행히 피해자들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 중 한 여성은 “가해자들이 심한 욕을 하면서 ‘중국으로 돌아가라’ ‘너희는 이 나라에 속하지 않는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는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두렵다”고 했다.

멜버른 경찰 관계자는 범인을 “175㎝ 정도 키에 검은색 재킷을 입고 검은 배낭을 든 마른 체형의 백인”으로 묘사하면서 “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반복적으로 외쳤고 피해자들은 죽음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21세 멜버른 여성을 기소했고, 동영상에 등장하는 공범을 쫓고 있다.

호주 경찰은 이 사건을 인종 차별 또는 인종 혐오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멜버른 경찰은 “두 젊은 여성에 대한 이런 무의미하고 악의적인 공격은 우리 지역 사회에서 절대 용납돼선 안 된다”라며 “이들은 우리의 불명예”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외교부도 이 사건을 인지하고 피해자들에게 영사 조력을 제공하는 한편, 호주 정부에 합당한 처벌을 요구했다.

올 2월에는 영국 런던에서 23세의 싱가포르인 유학생이 동양인 혐오에 따른 폭행을 당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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