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6명 숨져… 치과기공사가 경찰관 복장으로 범행

캐나다에서 30년 만에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숨졌다. 사망한 범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신병을 비관해 범행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남동부 노바스코샤주(州)의 작은 해안 마을인 포타피크에서 밤 사이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경찰관 1명을 포함, 적어도 16명이 사망했다. 용의자 가브리엘 워트먼(51)은 전날 밤부터 12시간 넘게 도시 전역을 돌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총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한 명이 희생됐고, 범인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다.
경찰 수사 결과, 워트먼은 경찰 복장을 한 채 순찰차처럼 생긴 차량을 몰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책임자인 크리스 레더 경찰서장은 “범인이 경찰복과 차량을 갖고 있던 점으로 미뤄 단순한 묻지마 범죄가 아닐 수 있다”고 말해 계획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용의자가 사망해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워트먼은 노바스코샤주에서 치과기공사로 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현지 경찰은 그가 코로나19로 운영하던 치료소가 문을 닫아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해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현재 노바스코샤주 전역에는 ‘자택 대기’ 명령이 내려져 비필수적 사업장도 폐쇄 상태이다. 반면 워트먼이 포타피크 등에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금전 문제가 범행 이유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번 사건은 1989년 12월 몬트리올 에콜 폴리테크닉대에서 총기난사로 15명이 사망한 이후 캐나다 최악의 총격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보다 총기규제가 엄격한 캐나다에서 대규모 총기 희생자가 나온 것은 드문 일이다. AP통신은 “몬트리올 참사를 계기로 캐나다는 총기규제법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사건 직후 공식 성명을 통해 “끔찍한 사건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면서 “정부가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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