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ㆍ경제 손실 최소화 방안으로 적극 추진
WHO “코로나19 항체 형성이 면역력 의미하지 않아”
유럽 주요국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리에 있어 상대적으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는 독일이 대규모 항체 검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적 피해 최소화와 일상 회복 방안으로 설정한 주요 경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체 형성이 곧 면역력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독일 내 항체 검사 관련 소식을 전하며 “코로나19 통제 방법을 고민하는 서방 국가들 중 가장 선도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에른주(州)정부는 뮌헨 거주 3,000가구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1년간 매월 항체 검사를 진행한다. 항체 검사는 혈액샘플을 분석해 특정 항체가 생성됐는지 확인함으로써 무증상ㆍ경증 감염자를 찾아내 코로나19가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얼마나 퍼졌는지 판단할 수 있게 한다.
전국적으로는 질병관리본부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가 격주로 혈액은행에서 5,000개의 혈액샘플을 검사하고 있다. 또 집중 발병지역 4곳에서 채취한 2,000명의 혈액샘플을 조사 중이며, 전국에서 무작위로 뽑은 1만5,000명의 혈액샘플을 검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내달 시작한다. 연방정부는 이를 통해 10%로 추정되는 무증상자의 실제 규모와 분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선 항체 검사 결과가 나왔다. 1만2,000명이 거주하는 북서부 강겔트 마을에서 500명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14%가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른 진단검사 양성 반응자가 2%인 점을 감안해 약 15%의 인구가 면역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했다.
헨드릭 슈트리크 본대학 바이러스연구소장은 전국적인 항체 검사에 대해 “집단면역 체계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숨겨진 감염자 수 파악은 봉쇄령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사회적 고립과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는 열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WHO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더라도 면역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프로그램 책임자는 “전 세계에서 감염됐거나 회복된 사람들의 상당수가 면역력을 갖게 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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