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초저금리 상황이 펼쳐지면서 시중은행의 예ㆍ적금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모두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대출은 ‘공짜’나 다름 없어졌지만 예금도 ‘맡겨야 본전’이 된 셈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에 나선 이후 시중은행들도 수신금리를 내리면서 각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0%대로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 적금 금리를 0.1~0.4%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신한S드림 정기예ㆍ적금’, ‘쏠편한정기예금’ 등의 기본금리가 기존 연 1.10~1.20%에서 0.90%로 조정됐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간판 정기예금 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를 연 1.15%에서 1.05%로, 그리고 0.90%로 한달 새 두 차례나 내렸고, NH농협은행도 연 1.10%였던 ‘큰만족실세예금’ 금리를 연 0.75%로 0.35%포인트 내렸다. 하나은행도 이달 초 ‘주거래정기예금’ 기본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추는 등 수신 금리를 0.2~0.5%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 예ㆍ적금 기본 금리는 대부분 0%대로 떨어졌다. 연 이자 0.9%는 1,000만원을 1년간 정기예금으로 묶어둘 때 얻게 되는 이자가 9만원이란 의미다. 이자소득세(15.4%)를 감안하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8만원도 안 된다.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역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26%로 전월보다 0.17% 내려갔는데, 이는 2010년 2월 코픽스 공시 이후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픽스는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한 비용(금리)을 바탕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은행 예ㆍ적금이나 은행이 발행한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함께 내려가는 구조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47∼3.97%, 우리은행은 연 2.66∼3.66%로 지난 16일보다 각각 0.17%포인트 인하됐고, 하나은행 역시 연 2.843∼4.143%로 0.002% 하향 조정됐다. 농협은행은 연 2.28∼3.89%로 역대 최저 수준이면서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은행 예ㆍ적금과 주담대 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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