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구∙광주 등 유지방침 밝혀
서울∙경기 “정부방침∙시민우려 감안 판단”
인천, 대구, 광주 등 전국 지방정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방침을 속속 밝히고 있다. 종교시설 등 일부 밀집시설에 대해 완화 방침을 밝힌 중앙정부보다 강경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여러 정황상 대응체제 전환을 결정하기엔 시기상조란 판단이 배경이다. 지역사회에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하고 해외유입 사례가 이어지는 점을 엄중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완화방침과 관련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공식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그 동안 의료진과 공직자들의 치열한 대응과 시민의 철저한 개인 위생수칙 준수 및 사회적 거리두기 덕분에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 있다”며 “현재 확진환자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감염원을 모르는 사례가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완화 기조와 달리 △해외입국자 전원 무료 검사 △공항~기숙사 안심콜벤서비스 △확진환자 발생 주변 집단시설 표본 조사 △집단시설 지속 점검 등 ‘인천형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시도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방역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 범시민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 운동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지속된다.
시는 ‘코로나19 극복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관협력을 통해 분야별로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사회적 거리두기 세부수칙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방역관과 역학조사관을 확충하고 전담병원에는 2,000병상 이상을 갖출 예정이다. 3,000실 규모의 생활치료시설도 준비한다.
광주시는 오히려 18일부터 해외 입국자 전원에 대해 광주에 도착하는 즉시 예외 없이 생활치료센터나 감염병전담병원에 시설격리 조치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확대 발동했다. 자택에 자가 격리한 이전 조치에 비해 한층 강화된 대응이다.
시는 입국자들을 상대로 광주에 도착하는 즉시 검체검사를 실시해 양성이 나오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하고, 음성의 경우 시설에서 바로 퇴소해 2주간 자가격리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할 때에도 광주시 재난상황실 안내를 받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즉시 고발할 방침이다.
서울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현재의 대응수위를 유지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10~12일까지 사흘 동안 만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기는 이르다’고 응답한 시민이 63.6%에 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지침에 따라야겠지만 시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밀집시설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와 경남도, 충남도도 정부방침은 수긍하지만 현 수준의 방역체계를 완화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도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완화방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전남 목포시 등 기초단체들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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