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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을 넘기면 현대사의 한복판으로

입력
2020.04.27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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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0민주항쟁을 다룬 유승하 작가의 만화 '1987 그날'. 창비 제공
6ㆍ10민주항쟁을 다룬 유승하 작가의 만화 '1987 그날'. 창비 제공

한국인에게 4월은 유독 기념해야 할 날이 많은 달이다. 제주4ㆍ3이 있고, 4ㆍ19혁명이 있다. 4월 16일 역시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날이 됐다. 한달 뒤에는 5ㆍ18민주화운동이 있고, 6월에는 6ㆍ10민주항쟁이 있다. 오늘날의 안전하고 민주적인 대한민국을 만든 수많은 희생과 투쟁이 모두 이 봄에 몰려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재소환하는 만화들이 최근 잇따라 출간됐다. 일본군 위안부부터 세월호까지, 때로는 은유적으로, 때로는 직접적으로 당시 순간을 그리며 독자를 역사적 사건 복판으로 초대하는 만화들을 모아봤다.

 ◇ 4ㆍ3, 4ㆍ19, 5ㆍ16, 6ㆍ10 … 한국현대사의 결정적 네장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그린 마영신 작가의 만화 '아무리 얘기해도'. 창비 제공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그린 마영신 작가의 만화 '아무리 얘기해도'. 창비 제공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창비)은 4·19혁명 60주년이자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고 젊은 세대에게 그날의 뜨거움을 전하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다. 김홍모, 윤태호, 마영신, 유승하 네 작가가 각각 제주4·3,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렸다.

4.19혁명을 다룬 윤태호 작가의 만화 '사일구'. 창비 제공
4.19혁명을 다룬 윤태호 작가의 만화 '사일구'. 창비 제공

김홍모 작가의 ‘빗창’은 야학에서 만난 세 해녀를 중심으로 해방 전후 해녀들의 항일시위와 제주4·3을 연결해 그린다. 윤태호 작가의 ‘사일구’는 전쟁 체험 세대의 시선을 통해 한국의 발전과 4·19혁명을 목격해온 이들의 소회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마영신 작가의 ‘아무리 얘기해도’는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5·18에 대한 왜곡과 폄하를 지적하며, 40년 전 광주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묻는다. 유승하 작가의 ‘1987 그날’은 실제 당시 현장을 뛰어다녔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다 함께 민주주의를 목놓아 외쳤던 함성을 고스란히 전한다.

 ◇볼셰비키 혁명가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김금숙 만화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서해문집)
김금숙 만화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서해문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그린 만화 ‘풀’로 영국 가디언 ‘2019 최고의 그래픽노블’, 미국 뉴욕타임스 ‘2019 최고의 만화’ 등으로 선정됐던 김금숙 작가가, 이번엔 조선인 최초의 볼셰비키 혁명가였던 김알렉산드라의 생애를 만화로 복원해냈다. 정철훈 작가의 원작 ‘소설 김알렉산드라’를 바탕으로 러시아 이주 한인들의 고단했던 삶과 혁명기의 시대적 상황을 김알렉산드라라는 인물의 비극적인 짧은 삶 안에 녹여낸다.

식민지 조선의 여성으로 태어나 계급과 지위, 민족과 인종, 남성과 여성의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외쳤던 김알렉산드라를 작가는 사회주의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 그리고 시대를 앞서간 페미니스트로 그려낸다.

 ◇사대강, 세월호, 한국 개신교…‘괴물들’ 

박건웅 단편집 '괴물들' 속 세월호를 다룬 만화 '봄섬'의 한 장면. 보리 제공
박건웅 단편집 '괴물들' 속 세월호를 다룬 만화 '봄섬'의 한 장면. 보리 제공

박건웅 작가의 만화 ‘괴물들’(보리)은 2008년부터 2017까지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한국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룬 시사풍자 만화다. 노근리 사건, 일본군 위안부, 5·18민주화운동처럼 과거의 사건부터 사대강, 비정규 노동자, 한국개신교, 세월호 등 최근의 사회적 문제를 열 다섯 편의 단편만화로 나눠 그렸다.

작가는 “독재나 억압, 정치적 무관심이 괴물로 보일 수 있지만 평범한 내가 괴물이 될 수도 있다”고 책의 제목을 설명했다. 작가의 말처럼 책은 권력과 인간의 탐욕을 날것으로 들여다보며, 이에 침묵하는 오늘날의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괴물들'(왼쪽부터)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괴물들'(왼쪽부터)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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