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권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지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이 20일 응급실을 우선 개방하는 등 부분 개원한다. 다만 의정부성모병원의 집단 감염 경로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채 미궁에 빠져 있는 상태다.
19일 보건당국과 의정부시, 의정부성모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의정부성모병원 8층에 입원한 A(75)씨가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68명이 감염됐다.
A씨는 경기 양주시 베스트케어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폐렴 증세가 악화 돼 지난달 16일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후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8층 병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19일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왔고, 판정 직후 4시간 만에 숨졌다.
문제는 다음날인 20일 A씨가 입원해 있던 8층에서 환자 2명이 잇따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8층은 폐 등 호흡기 질환자들이 주로 입원해 있는 병동이다.
양주시는 A씨가 감염의 중심에 있다고 판단, 그가 생활했던 베스트케어 요양원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A씨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 상태에 놓인 것이다.
이후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 의정부성모병원을 통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7일 기준 68명이다. 8층 병동에 머물렀던 44명, 이들과 연관된 2~3차 감염자는 가족 등 8명, 병원 내 입원환자와 의료진 간병인 등 19명 등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의정부성모병원의 감염 경로에 대해 여전히 파악 중이다.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A씨 이전에 확진 판정을 받은 4명에 대해 심층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방역당국 등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 병원을 부분 개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10일 이후 입원해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 퇴원한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또 병원내 전수 조사에 따른 접촉자의 자가격리 기간과 격리 해제 전 검사도 대부분 완료돼 추가 확진자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게 방역당국 측 판단에서다.
의정부성모병원 측은 20일부터 응급실 등에 한해 부분 개원한다.
분만과 외상, 급성 심근경색·뇌경색 환자가 대상이며, 48시간 내 코로나19 진단 검사로 음성 판정 기록이 있어야 가능하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A씨와 연관된 접촉자에 대한 진단 검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며 “병원을 통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이상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한 환자부터 허용하는 등 상황을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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