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기계, 춤 언급한 홍준표에 “기뻐하는 건 대구 안에서만”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이 18일 4ㆍ15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을 향해 “한 때 우리 당의 대표였던 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달라”며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전 대표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우여곡절 끝에 고향인 대구에 가셔서 당선됐으니 그 기쁨이 얼마나 크겠느냐”며 “후배로서 공천과정의 어려움을 뚫고 당선을 이뤘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런 일인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통합당은 국민에게 사망선고에 준하는 무서운 심판을 받았다. 어찌 보면 통합당은 초상집”이라며 “국민들께서는 직접 오시지는 않지만 문상객의 자격으로 통합당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사망선고를 받아들이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참으로 황망하고 송구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노래방 기계도 가져와 춤도 추려 했다’는 홍 당선인의 발언을 거론하며, “부디 기뻐하시는 것은 대구 지역구 안에서 그쳐 주십시오. 우리들이 천붕(天崩)의 아픔을 안은 상주로서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홍 당선인은 총선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선의 기쁨을 표출하는 동시에 통합당을 꼬집는 글을 여러 개 올렸다. 그는 지난 17일 “대표는 책임지고 사퇴했는데 국민 심판을 받아 낙선한 사람들이 권한대행 운운하면서 당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려 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정치 코미디 같다”며 “총선을 폭망케 한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날은 “총선에서 막행을 자행한 김형오, 최 모 교수, 조모 여 검사장의 무례와 방자함은 이제 잊겠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서 4선에 도전한 김용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당선인에게 패배했다. 김 의원은 18대 때 국회에 처음 입성해 민주당 ‘텃밭’으로 꼽혔던 서울 양천을에서 3선을 지낸 바 있다. 특정 계파에 소속되지 않는 소장파로 분류된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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