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메이커’ 김은숙 작가가 이민호, 김고은과 재회했다. 평행세계 판타지 세계관 속 다시 만난 세 사람의 시너지가 첫 방송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SBS ‘더 킹-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악마에 맞서 차원의 문(門)을 닫으려는 이과형 대한제국 황제와 누군가의 삶·사랑·사랑을 지키려는 문과형 대한민국 형사의 공조를 그리는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수많은 시청자들의 기대 속 베일을 벗은 ‘더 킹’ 첫 회는 화려한 평행세계 판타지의 시작을 알렸다. 1994년 대한제국의 금친왕 이림(이정진)은 역모를 일으켜 동생인 이호 황제(권율)을 죽이고 ‘두 개의 세계’를 뜻하는 만파식적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조카인 어린 이곤이 칼로 만파식적을 쪼갰다. 이 때문에 만파식적의 한 쪽만을 들고 평행세계의 문을 연 이림은 2020년의 대한민국으로 도망쳤다.
이후 이곤(이민호)은 대한제국의 3대 황제로 즉위했고, 성인이 된 뒤 어느 날 평행세계를 넘어 대한민국으로 오게 됐다.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 25년 전 역모의 밤에 나타난 의문의 남자가 떨어트렸던 신분증 속의 여자인 대한민국 형사 정태을(김고은)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곤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줄곧 찾아 헤맸던 정태을과의 만남에 “드디어 자넬 보는군. 정태을 경위”라며 정태을을 껴안았다.
앞서 ‘도깨비’ ‘태양의 후예’ ‘파리의 연인’ 등 수많은 히트작을 탄생시켰던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더 킹’ 첫 방송은 신선한 스토리와 흥미로운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을 넘나드는 ‘평행세계’ 세계관에 일각에서는 다소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전해졌지만, 1회 시청률 11.4%로 단숨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흥행에 시동을 걸었다.
군 전역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이민호의 ‘믿고 보는’ 연기력 역시 기대에 부응했으며, ‘도깨비’를 통해 김은숙 작가와 시너지를 입증했던 김고은의 강렬한 등장 역시 2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강렬한 악역 도전을 알리며 작품의 서막을 연 이정진의 호연 역시 ‘더 킹’의 서사에 설득력을 불어넣었다.
다만 첫 방송에서 이민호가 탔던 백마나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평행세계를 넘어가는 등의 CG의 어색함, 평행세계 세계관에 대한 낯섦 등은 향후 ‘더 킹’이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았다. ‘김은숙 매직’이 또 한 번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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