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만2,000여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이탈리아에서 약 1,000만명이 소득이 거의 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동 제한과 상점 폐쇄 등 강력한 코로나19 확산 예방 조치가 장기화 하면서 생업에 복귀하지 못한 이들의 경제적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탈리아 민영 ANSA통신은 17일(현지시간) 투시아대학교 연구진 조사 결과 이탈리아 인구 3명 중 1명은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체 인구 6,000만명 중 2,100만명이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 중에서도 1,000만명가량이 소득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엔 세무 당국에 소득 신고를 하지 않은 300만명이 포함된다. 한 달에 500유로(약 66만원)밖에 벌지 못한 인구가 약 760만명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월 600~800유로(약 79만~105만원)의 생계비를 긴급 지원할 계획이지만 당장의 수입 공백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꺾일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6만8,941명으로 미국과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거시경제 타격도 가시화됐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이날 분기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보다 5%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15%나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탈리아 GDP의 13%를 차지하는 관광업 매출이 바닥을 친 것도 GDP 성장률에 큰 타격이 됐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이탈리아 경제가 9.1% 수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오는 30일 1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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