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해군 항공모함 ‘샤를 드골’과 호위함의 승조원 4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프랑스 상원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샤를 드골호 등은 앞서 지난 12일 일부 승조원이 기침ㆍ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남동부에 위치한 툴롱 해군기지로 복귀한 상태다. 프랑스 군당국은 승조원과 조종사 전원에 대해 14일간 격리를 명령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상원 국방위원회는 이날 군 의무총감인 마릴린 제네로 박사를 소환해 비공개 청문회를 진행한 뒤 샤를 드골과 호위함 승조원 총 2,300명 중 94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틀 전보다 감염자 수가 272명이 늘었다. 감염자 중 500여명이 증세가 있었고 현재 20명이 해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중증 환자도 1명 포함됐다. 샤를 드골 항모전단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인 ‘샤말’ 작전에 지난 1월 투입됐다. 후방 지원 임무를 수행한 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연합훈련을 위해 최근 북대서양에 배치돼 있었다.
이번 사례로 폐쇄 공간이라는 특성상 함정이 코로나19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앞서 미 해군 항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서도 589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사망자도 1명 발생했다. 드골호의 두 배가 넘는 루즈벨트호(승조원 4,800여명) 규모를 감안하면 드골호 피해가 더 심각한 상태다.
문제는 안보전략상 항모의 중요성 탓에 감염 정보가 은폐돼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루즈벨트호도 브렛 크로지어 함장이 군 수뇌부와 이런 문제로 불거진 갈등을 겪다가 결국 경질됐다. 크로지어 함장은 국방부에 집단감염 위험 사실을 보고하며 구조 요청을 했으나 수용되지 않자 외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 논란이 커지면서 루즈벨트호는 조기 복귀해 승조원들의 더 큰 감염 피해를 막았지만 크로지어 함장 본인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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