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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품질 관리” 말하면서… 美 수출용 의료장비 공급 방해?

입력
2020.04.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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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선양의 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16일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선양=AFP 연합뉴스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선양의 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16일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선양=AFP 연합뉴스

중국의 규제 때문에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마스크, 진단 키트 등 의료 장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미국 기업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물품조차 미국으로 반출하기 어려워 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이 손소독제와 살균제 등 수입 과정에서도 대중(對中) 관세에 가로막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의 규제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당국과 산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아 보호장구와 의료 장비들이 묶여 있다”고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미국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장비 업체인 퍼킨엘머는 중국 쑤저우(蘇州) 공장에서 코로나19 진단 키트 140만개를 들여오려 했지만, 중국의 새로운 규제 때문에 가로막혔다. 미국 업체 3M이 상하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N95 마스크 역시 당국이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상하이 당국은 3M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번 달 비상 상황에서 필요한 의료용품 등이 반출되지 않도록 수출 제한을 위한 규제를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는 유럽국가에 수출한 의료 장비 중 일부가 불량품으로 드러난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물품도 중국의약품관리국(NMPA)의 승인을 받도록 규제를 신설했다는 이유를 내 놨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수출 의학용품의 중요성을 고려해 품질 관리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전 세계에 유통되는 마스크와 장갑, 고글, 의료 보호 장구 등의 40% 이상을 생산하는 사실상 ‘독점’ 국가인 이상 미국으로서는 다른 수입선을 찾는 게 불가능한 실정이다. 크리스티안 미첼 일리노이주 보건당국 관계자는 “중국의 신규 규제 이후 미국 일부 주에서는 중국의 신설 규제 여파로 수입이 최소 6일 이상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WSJ에 말했다.

미국은 중국 내 외교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의료 용품 확보를 위한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도 의료 보호 장구가 적기에 수입될 수 있도록 중국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 역시 “미국은 중국의 새로운 규제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며 “코로나19 대응에 중요한 개인 보호 장구가 미국에 조속히 수출될 수 있도록 중국에 규제 개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중국의 규제가 품질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 때문에 미국이 중요한 물자를 적기에 수입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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