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맞서 노익장을 과시한 이들이 화제다. 확진 환자 수가 10만명이 넘고 봉쇄령을 3주 연장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상수(上壽ㆍ100세)’를 넘긴 어르신들이 질병 극복과 성금 모금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107세 여성 코니 티첸은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14일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시립병원에서 박수를 받으면 퇴원했다.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지 3주 만이며 영국 최고령 완치자다. 티첸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은 매우 행운이다. 어서 빨리 가족을 보고 싶다”고 들뜬 소감을 밝혔다.
1913년 9월 태어난 버밍엄 토박이 티첸은 두 번의 세계대전은 물론, 스페인독감(1918년), 코로나19를 모두 이겨낸 인물이 됐다. 손자 알렉스 존스는 “할머니가 춤, 자전거, 골프를 좋아한다”면서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생활이 노익장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잉글랜드 동부 베드퍼드셔주(州)에선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가 코로나19 전쟁을 지휘하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진을 위해 1,700만파운드(약 258억원)가 넘는 성금을 모았다. 탐 무어는 100세 생일(4월 30일)을 앞두고 의미 있는 일을 고민하다 9일부터 모금행사를 시작했다. 애초 목표는 소박했다. 길이 25m 가량의 집 앞마당을 보행보조기를 이용해 100바퀴 돌면서 1,000파운드(약 151만원)를 모아 기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일주일 정도 임무를 수행한 결과, 모금액은 목표액의 무려 1,700배(17일 오전 기준)를 넘겼다. 80만명이 무어의 선행에 동참한 결과다. 이번 모금활동을 진행한 온라인 자선모금 플랫폼 ‘저스트기빙’은 그의 실적이 단일 행사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소식을 전해들은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무어의 영웅적인 노력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엄청난 액수의 성금을 모았다”며 찬사를 보냈다.
무어는 “100번째 생일 파티는 코로나19 탓에 열기 힘들겠지만 전 국민의 사랑과 지지가 나에게 충분한 잔치가 됐다”고 기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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