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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벨벳’은 ‘제2의 초콜릿폰’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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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벨벳’은 ‘제2의 초콜릿폰’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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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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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국내 출시되는 LG전자 새 스마트폰 렌더링 이미지. LG전자 제공
오는 5월 국내 출시되는 LG전자 새 스마트폰 렌더링 이미지. LG전자 제공

LG전자가 8년 만에 대대적인 스마트폰 브랜드 변화를 시도한다. 2종으로 나눠 유지해 왔던 프리미엄 브랜드 ‘G’와 ‘V’ 시리즈를 모두 포기하고 제품의 특징을 잘 담아내는 ‘애칭’ 같은 브랜드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첫 작품은 5월 중 국내에 출시되는 ‘LG 벨벳’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올해 1분기도 적자가 예상된다. 20분기 연속 적자다. 브랜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 없이 제기되자 LG전자는 상반기 G, 하반기 V 신제품을 내놓던 전략을 바꿔 지난해부터는 시기와 상관 없이 5G는 V, 4G(LTE)는 G로 이어가는 변화를 줬다. 하지만 “왜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되지는 못했다.

LG전자는 애플식 작명인 ‘알파벳’과 ‘숫자’ 조합으로는 LG폰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른 제조사에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G와 V가 소비자들 뇌리에는 ‘잘 안 팔리는 폰’이란 이미지로 강하게 남아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개성적인 디자인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벨벳’을 새 이름으로 결정한 이유다.

LG전자 ‘초콜릿폰’.
LG전자 ‘초콜릿폰’.

◇반전과 굴욕 사이

벨벳이란 이름은 과거 ‘초콜릿폰’을 떠올리게 하는 네이밍이다. LG폰은 2005년 초콜릿폰을 시작으로 ‘샤인폰’ ‘프라다폰’ 등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피처폰 시대 전성기를 맞았다. 디자인과 스타일을 담아내는 전략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였다.

LG ‘프라다폰’.
LG ‘프라다폰’.

하지만 2007년 1월 9일 아이폰의 등장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시대에 재빠르게 탑승하지 않은 결과, LG전자는 2011년~2012년 팬택에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2위를 내주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며 시작된 역사가 바로 ‘옵티머스G’로 출발한 G시리즈다.

반전을 성공시킨 제품은 ‘G3’였다. 화면을 톡톡 두드리면 켜지는 ‘노크온’ 기능 등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G3는 LG전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G3가 출시된 2014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3,16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내놓은 G4의 천연가죽 디자인이 혹평을 받았고 V시리즈 시작을 알리며 등장한 ‘V10’이 ‘무한부팅’ 논란에 휩싸였다. LG전자 연속 적자가 시작된 시점이다. 레고처럼 원하는 기능을 조립해 끼워 쓰는 세계 최초 모듈폰 ‘G5’의 실패가 결정타가 됐고 ‘파격’ 대신 ‘기본기’를 살렸다며 ‘G6’를 출시했지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LG ‘G3’.
LG ‘G3’.

◇“이미지ㆍ기능 차별화해야”

결국 문제는 실용적인 혁신 기능과 LG만의 스타일 사이의 조화였다. 여기에 성공한 제품은 구원투수가 됐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제품은 ‘LG폰의 잔혹사’로 남았다. LG전자가 벨벳을 시작으로 제품별 특징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미지 변신 승부수를 던진 배경이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V40, V50식으로 이름을 붙이는 건 이미 V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정립이 돼 있고 성공적일 때, 큰 품을 들이지 않고도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과 광고효과를 보고자 하는 경우에 유효한 작명 방식”이라며 “지금은 기존 브랜드 이미지가 좋지 않아 아예 새로 시작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남은 숙제는 차별화된 기능과 똑똑한 가격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국내 생산 라인을 철수시키고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원가 절감 구조를 기반으로 벨벳 가격은 80만원대로 예상된다. 전작인 ‘V50S 씽큐’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었다.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등 대표적 기능들은 이미 상향 표준화돼 있어 차별화를 주는 게 쉽지 않다”며 “LG전자만의 디자인, 서비스, 기능 등이 균형을 잘 이룬다면 소비자들이 선택할 것이며 벨벳 한 제품이 아니라 이 같은 전략을 꾸준히 유지해낼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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