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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코로나와 분투 두 달... 사이토카인 폭풍 20대도 호흡기 떼고 회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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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코로나와 분투 두 달... 사이토카인 폭풍 20대도 호흡기 떼고 회복 중”

입력
2020.04.18 07:00
수정
2020.04.18 19:22
2면
0 0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 “환자 수용 병원 없을 때 가장 힘들었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17일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이날 발생하지 않았다며 모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현 기자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17일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이날 발생하지 않았다며 모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인 지 두 달을 맞았다. 지난 2월 18일 신종 코로나 사태를 촉발한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하루 최대 74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대구의 확진자는 줄고 줄어 17일 0명을 기록했다. 10일에 이어 두 번째 무발생 기록이다. 주한미군도 장병들의 대구지역 출입제한을 풀었고, 정부가 정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19일로 끝이 난다.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김신우(55ㆍ경북대의대 감염내과 교수)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으로부터 신종 코로나 사태 두 달을 되짚어본다. 방역 일선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다 자가격리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_대구는 이제 안정화 단계로 들었다고 볼 수 있나.

“그렇다. 최근 7일간 확진자가 없거나 한 자리 수다. 하지만 언제든 재유행 불이 다시 붙을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

_ 확진환자 중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증세를 보였던 26세 중환자와 31번 확진자 근황은.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이다.)

“경북대병원 중환자실에 있던 26세 환자는 회복돼 16일 인공호흡기, 에크모(ECMOㆍ체외막산소화장치), 투석 등을 모두 끊고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검체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치료약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의료진들이 최중증 환자를 살려낸 것이다. 31번 환자는 2월 18일부터 두 달째 입원해 있다. 장기간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환자들은 오랜 기간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공중보건 측면에서 관리가 쉽지 않다. 바이러스 배출을 줄이거나 없애는 약이 빨리 개발돼야 한다.”

_영남대병원 17세 고교생과 경북 경산의 내과의사 사망이 파장을 일으켰다.

“유전자 증폭검사(RT-PCR)는 정확도 측면에서 최선이지만 신뢰성 논란이 있었다. 영남대병원은 일시적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신종 코로나 환자로 인해 정상 진료에 장애가 일어난 것이다. 이런 불상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빠르고 정확한 검사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내과의사 사망도 의료인이 언제든 감염될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안전지대 없다.”

_한국의 방역활동이 세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감염병관리지원단의 활동을 평가하면.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를 겪은 뒤 2017년 만들어졌다. 상근 9명 비상근 2명이 일한다. 음압병동 확장 필요성 등 보건정책을 조언하고 병원과 요양시설 등에 대한 역학조사도 지원하고 있다. 평상시는 감염병 발생을 모니터하고 교육한다.”

_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보완해야 할 점은.

“음압 중환자실 확보다. 최근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했고, 음압병실에서도 요양서비스, 정신과 진료서비스까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병실 확보와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다. 감염병 위기 시에 중환자, 요양병원 환자, 정신병원 환자 등 세 영역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2차 및 향후 감염병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17일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이날 발생하지 않았다며 손가락으로 영(0)을 만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현 기자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17일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이날 발생하지 않았다며 손가락으로 영(0)을 만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현 기자

_가장 힘들었을 때는.

“약이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이 컸다. 요양병원에서 환자가 많이 생기는데도 받아줄 병원이 없을 때도 그랬다. 방호복 입고 환자의 대소변을 받고, 욕창이 생기면 몸을 뒤집어야 했다. 초기엔 힘들었지만 이제 모두 많이 좋아졌다.”

_피부로 겪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은 무엇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높은 전파력과 무증상 감염, 초기 무증상기에서의 높은 감염력, 외부환경에서 수일 동안 살아남는 높은 생존력 등이다. 최근 재양성 진단 사례 등을 봐도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사망률도 높다. 국내 2.16%, 세계 6.45%에 이른다. 갑자기 환자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도 특징이다. 뚜렷한 치료약이 없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효과적인 약제와 백신이 생기기 전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

_사태 종식을 위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해외 상황을 보면 이번 사태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우리 나라는 현 상황을 꾸준히 잘 관리하는 동시에 2, 3차 유행에도 대비해야 한다. 적극적인 감시와 검사를 통한 조기 격리가 가장 중요하다. 시민들도 철저한 위생관리를 생활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속에서 강력히 실천해야 한다. 현재로선 이게 최선이다.”

대담=전준호 대구한국일보 편집국장 jhjun@hankookilbo.com

정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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