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보고 싶구나. OO아 하늘나라 수학여행 잘하고 있지. 많이 보고 싶구나”
“OO아, 잘 지내고 있지, 네가 올수 없으니 엄마가 갈게”
“엄마 보러 한번만 와 줄래”
16일 오후 3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대형 스크린에는 ‘잊지않을께’라는 노래의 배경 음악과 함께 아이들에게 쓴 영상의 편지를 읽는 엄마·아빠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기념식을 위해 현장에 나온 유가족들은 아이들의 이름 하나하나 호명되는 순간순간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이날 기억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의자를 2m 거리를 두고 놓였다. 가족들은 차분함 속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사회를 염원하는 기억식을 맞았다.
‘책임·기억·약속’을 주제로 열린 이 날 기억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영상 추도사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억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영상으로 인사드려 송구하다”며 “6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날의 슬픔은 여전히 날카로운 송곳처럼 아프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 깊은 바다에서 떠오르지 못했고,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한 우리의 가슴속에서 세월호 참사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유가족과 국민여러분께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그해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고 6번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날의 슬픔과 고통은 잊히지 않는다”며 “아이들과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두 분 아버님의 명목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게 지난 6년은 변화와 성숙의 시간이었다”며 “끝까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다시는 2014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고 행동으로 변화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정 경기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도 영상 및 직접 낭독한 추도사를 통해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며,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장훈 4.16세월호피해자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8세 앳된 얼굴로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어느새 24세 청년이 됐다”며 “비록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아이 얼굴이지만 귓불 등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년 한순간도 아이들을 떠나보낸 적이 없다”며 “한 번만이라도 눈을 뜨고 내 아이를 보고 싶고, 내가 지은 밥 한끼 먹이고 싶고, 손을 뻗어 내 아이를 한 번만이라도 만져보고 싶고, 꼭 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고 싶어 미치겠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장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한 살인 범죄라고 규정한 뒤 현 정부에 책임자 처벌과 진실 규명이 될 때까지 우리는 멈출 수 없다”며 “4·15 총선으로 개원하는 21대 국회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막말을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법을 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세월호피해자가족협의회는 별도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공소시효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참사 발생 및 구조 과정 등에 대한 모든 진상 규명, 검찰의 전면적인 재수사, 관련 정보의 성역 없는 공개 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추모시 낭송과 추모춤 공연, 4.16합창단 합창이 이어진 뒤 행사장에는 오후 4시 16분에 맞춰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진 뒤 행사는 종료됐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