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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경제 교사’ 금통위 입성… 정부와 호흡 맞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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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경제 교사’ 금통위 입성… 정부와 호흡 맞출 듯

입력
2020.04.17 01: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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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차기 금통위원 후보자로 내정된 조윤제(왼쪽) 서강대 교수가 2017년 1월 당시 민주당 전 대표로 유력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현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서재훈 기자
16일 차기 금통위원 후보자로 내정된 조윤제(왼쪽) 서강대 교수가 2017년 1월 당시 민주당 전 대표로 유력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현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서재훈 기자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1일부터 새 금통위원 3명을 맞아 들인다. 새 금통위원 가운데는 주미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명예교수와, 문재인 정부 경제전략을 자문해 온 주상영 건국대 교수가 포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맞선 정책 대응에서 정부와 보조를 맞출 금통위의 구성에 ‘친정부 색채’가 한층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 경제교사’ 조윤제, 무게감은 총재급 

16일 한은은 오는 20일로 임기 만료를 앞둔 금통위원 4명의 후임 위원을 4개 추천기관으로부터 추천 받아 명단을 공개했다.

추천기관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조윤제 교수, 금융위원회는 주상영 교수,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을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한은은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고승범ㆍ신인석ㆍ이일형ㆍ조동철 금통위원 가운데 고승범 위원을 사상 처음 ‘연임’ 후보로 추천했다.

금통위는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을 심의ㆍ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각종 금융시장 안정 조치와 한은의 내부살림도 조율한다.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에 더해 민간위원 5명을 포함한 7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번에 연임 1명을 포함해 4명이 대거 교체되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지난해까지 주미대사를 지낸 조윤제 후보다. 조 후보는 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캠프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이끌며 정책을 입안해 ‘대통령의 경제교사’로까지 불릴 만큼 현 정부와 가까운 인물이다.

주상영 후보 역시 청와대의 정책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 의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 왔다. 그는 장차 예상되는 성장하락 충격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주문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기재부와 금융위 추천을 통해 사실상 현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조윤제, 주상영 후보자의 내정은 향후 금통위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의 부양정책에 보조를 맞출 거란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조윤제 후보는 주미대사 임명 전까지 유력한 한은 총재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가 2년 가량 남은 걸 고려할 때, 조윤제 후보가 금통위원으로 활동하다 차기 총재직을 이어받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한은 첫 여성 임원 서영경, 금통위원으로 귀환 

서영경 후보는 한은 출신의 ‘금의환향’ 격이다. 20년 이상 한은에 근무한 서영경 후보는 지난 2013년 여성으로는 최초로 임원직인 부총재보에 올랐던 인물이다. 2018년부터 대한상의 산하 싱크탱크인 SGI의 초대 원장을 맡아 활동해 오다 금통위원으로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서영경 후보의 금통위 입성으로, 현재 유일한 여성 금통위원인 임지원 위원과 함께 21일부터는 사상 최초로 한은에 2명의 여성 금통위원이 재직하게 된다.

한은은 금통위원 네 명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1950년 6월 금통위가 출범한 이래 첫 위원 연임 사례(고승범 후보)도 만들었다. 관료(금융위 사무처장) 출신으로 지난 4년간 금통위원으로 재직한 고승범 위원은 “통화정책의 연속성과 정부와의 협조를 고려했다”는 한은의 추천으로 연임하게 됐다. 그는 신인석ㆍ조동철 위원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 이일형 위원이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로 분류되는 가운데, 중립적인 성향으로 인식돼 왔다.

이날 추천된 후보자들은 임기의 차이가 있다. 통상 금통위원 임기는 4년이지만, 한은 추천인 고 위원과 금융위원회 추천 주 후보는 임기는 이번에 한해 3년이 된다. 2018년 금통위원 무더기 교체를 막기 위해 한은법 개정으로 교차임기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에는 한은과 금융위원회 추천 금통위원의 임기가 다시 4년으로 되돌아간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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