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를 살리기 위해 공공기관들이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공연 전 단계의 창작 준비 지원과 각종 공모 사업, 온라인 공연 제작 지원 등이다. 없는 것보다 낫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문화재단은 16일 서울시에서 받은 예산 45억원으로 예술인과 예술단체, 기획자 등에 최대 2,000만원까지 총 500여건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온ㆍ오프라인 공연ㆍ전시 제작 지원, 교육ㆍ연구 지원, 프리랜서 기획자 지원, 재난 대처 아이디어 공모, 공연 영상물 제작 지원 등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원 사업에 선정된 예술인에게는 창작 활동비도 우선 지급한다.
워낙 다급한 상황이다 보니 공모 시작과 동시에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사각지대가 없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공모 절차 및 선정 과정을 최대한 간소화해서 이달 말까지 지원금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아트센터는 8억5,000만원을 긴급 투입했다. 공연 취소로 피해를 본 250여개 민간 공연에 제작비와 출연료 등을 지원한다. 이 공연들은 1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온라인에서 상영된다. 공연이 끊이지 않고 연이어 스트리밍 되는 형식이라서 아예 ‘예술방송국’이라는 간판까지 달았다. 경기아트센터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공연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도민에게는 문화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은 5월 한 달간 매일 1명씩 총 31명의 민간 개인 전통 공연 예술가를 온라인에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공연 콘텐츠 무상 제공, 출연료 지급, 홍보마케팅 지원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30개 전통 공연 단체에게는 6월부터 연말까지 1주일에 한 팀씩 온라인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하반기로 예정됐던 ‘창작 국악 동요 공모전’과 ‘국악 동요 율동 공모전’도 일정을 이달 말로 앞당겼다. 국립국악원의 지원책은 현장 예술가들 사이에 특히 반응이 좋다고 한다.
민간단체인 CJ문화재단도 나섰다. 뮤지컬 신인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올해 114개 팀이 응모했다. 지난해(64개)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CJ문화재단은 “문화예술계가 비상 상황에 돌입하면서 여건이 어려워진 창작자들이 급증한 것도 지원율 상승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기관 내부에서도 고심이 깊다. 하반기 예산을 끌어와 쓰거나, 사업 계획을 수정해 자체적으로 예산을 마련하기도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하반기 사업 예산을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쓰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추가 예산이 배정되지 않으면 자구책에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종식돼 공연이 재개된다 해도 관객 규모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한 연극 기획자는 “당장 막막하니까 지원 사업을 신청하긴 하지만, 그 지원금으로 새로운 공연을 만들어 올릴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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