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ㆍ이인영 서울서 4선 고지… 김민석 20년 만에 3선 그룹 합류
기득권 정치의 온상으로 20대 국회에서 쇄신 요구에 직면했던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이 4ㆍ15 총선에서 대거 생환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신(新) 주류로 부상하게 됐다. 86그룹 출신 현역 의원들 대부분이 당선됐고, 이들 중 신진 인사들도 대거 여의도에 입성하면서다. 우상호 이인영 임종석 등 86그룹 대표 인사들은 당장 8월로 다가온 당 대표 선거에서 당내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서울시장은 물론 차기 대선주자 반열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86그룹 전체적으로는 이번 총선으로 다선 의원 반열에 오르며 정치적 체급이 높아졌다. 86그룹의 맏형 격인 송영길(인천 계양을) 당선자는 5선 중진 대열에 합류했고, 전ㆍ현직 원내대표인 우상호(서울 서대문갑)ㆍ이인영(서울 구로갑) 당선자는 민심의 풍향계인 서울에서 4선 고지에 오르며 존재감을 확인했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태년(경기 성남수정) 당선자와 앞선 세대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원내대표 출신의 홍영표(인천 부평을) 우원식(서울 노원을) 당선자도 4선에 성공했다. 당내 주요 보직을 경험했던 이들은 당 대표나 차기 서울시장 등에 도전하며 정치적 보폭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3선 그룹도 두터워졌다.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홍익표(서울 중·성동갑), 김경협(경기 부천갑), 박완주(충남 천안을) 박홍근(서울 중랑을) 당선자를 비롯해 김민석(서울 영등포을) 당선자도 15, 16대 국회 이후 20년만에 원내로 돌아와 3선 그룹에 합류했다. 3선만 돼도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원내대표 등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다.
호남을 접수한 86그룹도 눈에 띈다. 김승남(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김원이(전남 목포), 송갑석(광주 서구갑),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윤영덕(광주 동·남갑), 조오섭(광주 북구갑), 이용빈(광주 광산갑) 당선자 등은 신진 86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들 외에 지난해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당내 입지를 넓힐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임 전 실장은 이번 선거에서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활동폭을 넓히지 못했던 이해찬 대표와 종로 선거에 묶여 있던 이낙연 당선자를 대신해 수도권은 물론 영호남 곳곳을 누비며 후보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정치 일선에 복귀할 경우 임 전 실장이 지원했던 후보들 상당수가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2000년대 이전 정계에 입문한 이른바 ‘올드보이’들은 21대 총선 출범과 함께 퇴장을 앞두고 있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7선의 이해찬 대표와 6선의 문희상 국회의장, 5선의 원혜영 의원을 비롯해 경선에서 탈락한 6선 이석현 의원, 5선 이종걸 의원 등은 사실상 무대 뒤로 퇴장하게 됐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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