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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년 남성... 21대 국회도 ‘얼굴’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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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년 남성... 21대 국회도 ‘얼굴’ 바뀌지 않았다

입력
2020.04.17 0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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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을 입은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양복을 입은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는 57명, 2030세대 당선자는 11명. 20대 국회보다 다소 늘었다. 장애인 당선자도 조금 늘었고, 탈북민 출신 의원이 2명 나왔다. 그러나 ‘이성애자 남성ㆍ중년’으로 점철된 국회의 평균 얼굴이 바뀌지 않았다. 성소수자 후보와 예비후보들은 전부 고배를 마셨다.

본보가 16일 4ㆍ15 총선 당선자 300인의 연령, 성별 등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 의원 당선자 중 여성은 29명(12%), 비례대표 당선자 중 여성은 28명(60%)이었다. 비례대표 여성 당선자 비율이 높은 건 ‘비례대표 홀수 순번 후보의 여성 의무 공천’을 공직선거법에 못박은 덕분이다. 그러나 국회의 ‘진짜 권력’인 지역구 여성 의원은 거의 늘지 않았다.

17대 국회에선 10명, 18대 국회에선 14명, 19대 19명, 20대 16명으로 점차 증가한 지역구 여성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29명으로 늘었다. ‘역대 최다’ 기록이라지만 전체 인구 성비를 반영하지 못한 결과다. 지역구ㆍ비례대표를 합한 여성 당선자 비율은 19%다. 16대 총선에서 ‘여성 후보 공천할당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역시 의미를 부여하기엔 무색한 수치다.

거꾸로 말하면, 4년간 국민을 대표해 국회에서 일할 의원 당선자의 81%가 남성이다. 그것도 대부분이 평균 연령 50대의 중년이다. 20대 국회 출범 당시 ‘남성 83%, 평균 연령 55.5세, 신고 재산 41억원’이라는 모습과 판박이다. 지난해 국제의원연맹(IPU) 조사 결과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전체 193개국 중 120위에 머물렀다. 21대에서도 110위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정치권의 여성 결핍 현상은 공천 권력을 남성이 독점한 탓이다. 여야는 ‘여성 우선 공천’을 약속하고도 전체 지역구 중 약 10%에서만 여성 후보를 냈다. 공천을 받은 후보 중 상당수가 다른 정당의 현역 국회의원이 버티고 있는 ‘험지’로 내몰렸다. 재선인 윤후덕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에 도전했다 패배한 신보라 미래통합당 청년최고위원, 보수 텃밭인 부산 북강서을에서 낙선한 최지은 민주당 후보가 대표적이다. 헌정 사상 북강서을에선 진보 계열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청년 정치인의 상황도 다를 바 없다.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2030 세대 당선자는 11명(전체 3%ㆍ지역구 6명, 비례대표 5명)에 불과하다. 20대 국회에서 3명(1%ㆍ당선 당시 기준)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진보했지만, 전체 인구의 28%에 해당하는 2030 세대를 3%의 의원이 대표하게 된 것이다. 통합당은 ‘퓨처메이커(Future maker)’라는 청년 지역구 벨트를 만드는 등 성의를 보였지만, 청년 후보들은 대부분 험지에 공천됐다. 수도권에서만 청년 후보 19명이 낙선했다.

다만 새로운 국회에서 ‘탈북민’과 ‘장애인’의 대표성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초의 탈북민 지역구 의원’이 될 통합당 소속 태구민 서울 강남갑 당선자와 미래한국당의 지성호 비례대표 당선자가 국회에 입성한다. 장애인인 민주당의 최혜영 당선자, 미래한국당 이종성, 김예지 당선자도 국회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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