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마이너스로 예상하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1976년 이후 44년만에 경제 규모가 쪼그라들 것이란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으로 한동안 경제활동이 멈췄던 결과라지만 수치를 감안할 때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7일 발표할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9%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9.9%,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9%를 각각 예상했다. 전문가 설문을 토대로 중국 제일재경과 글로벌타임스가 내놓은 전망치는 각각 -6.48%와 -3~-8%다. 중국 궈타이쥔안증권은 -8.7%를 제시했다. 플러스 성장을 예측한 기관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신중국 건국 이후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6차례 있었다. 1958년 시작된 대약진운동으로 1960~1962년,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1967~1968년과 1976년 등이다. 톈안먼(天安門) 유혈사태 이듬해인 1990년에도 중국 경제는 3.9% 성장했다. 분기별 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1992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ㆍ생산ㆍ투자의 3각축이 무너지면서 경제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내수의 경제 기여도를 60% 가까이 늘렸지만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감염에 신음하는 미국과 유럽은 중국 제품을 사들일 여력이 없는 상태다.
다만 3월부터는 경기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조업을 재개하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과의 교역이 급증한 결과 3월의 수출 증가율은 달러화 기준으로 1~2월의 -17.2%에서 -6.6%로 반등했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1분기 성장률 수치보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온전한데다 소비ㆍ생산이 살아나면서 2분기 이후엔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부각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1.2%에 그치겠지만 내년엔 9.2%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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