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 지낸 3선... 용산서 승리
“890표차 초접전, 막말 이슈 영향”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 중 서울 강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권영세(서울 용산) 당선자는 16일 선거 결과를 놓고 “우리당이 유권자의 심판을 받은 결과”라고 얘기했다. 그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선거 결과에 반영된 게 아니라 통합당의 실책과 실패에서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당선자는 수도권 121석 중 16석(서울 8석ㆍ경기 7석ㆍ인천 1석)만을 통합당에 허락한 유권자의 표심을 “전체적으로 야당이 정신을 아직도 못 차린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막판에 터진 ‘막말 이슈’ 뿐 아니라 보수 통합 후 공천 과정에서 보인 잡음이 유권자들에게 상당히 안 좋은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역에 대해 엄청난 비율로 물갈이를 할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며 “하지만 이후 김 위원장이 사퇴하고 공천 결과가 몇 번 뒤집혀 ‘호떡 공천’이란 얘기까지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선거란 후보 개인에 대한 심판”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처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울 영등포을에서 3선을 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주중대사까지 지낸 권 당선자는 이번 총선을 대비해 이미 1년전부터 용산의 바닥 민심을 다져왔다. 하지만 그에게도 통합당의 잇따른 막말 등 자충수는 선거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통합당의 성적을 보수적으로 분석하는 여론조사에서도 한 차례 밀린 적 없이 최소 4~5%포인트 차이로 상대 후보를 앞섰는데 막상 선거 결과는 1%포인트 차이도 나지 않는 초접전이었다”고 쉽지 않은 선거 과정을 설명했다. 최종 개표 결과 권 당선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강태웅 민주당 후보에 불과 890표(0.7%)차로 승리했다.
권 당선자는 수도권 지지 회복을 위해 “21대 국회에서 10여명 밖에 남지 않은 수도권 의원들이 무슨 역할이든 피하지 않고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4선이 되는 권 당선자는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당 지도부에서 중추적 역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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