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총선 외신 평가는
21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에 대해 외신들은 문재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관리 능력을 최우선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사법개혁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입법 과제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한국 여당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면서 “북핵 위기와 조국 전 법무장관 스캔들 등 악재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30%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으로 정권 지지도가 50%대 후반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독일 차이트온라인은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통해 국회 내 입지를 훨씬 넓히게 된 이번 선거는 정치적 평가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코로나19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도 “민주당은 코로나19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경기침체와 정치 스캔들 같은 난관을 뚫었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중간고사에서 대승을 거뒀다”면서 “이번 승리로 사법개혁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입법 과제 추진이 더 힘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쥔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아태ㆍ세계전략연구원 주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정부가 국정수행에 큰 동력을 확보한 만큼 중국과 협력해 더 많은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비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대일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는 진보파 여당의원이 늘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배상이) 해결됐다는 일본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보다 강경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익성향 산케이신문은 “경제 대책과 한미ㆍ한일관계 등 불안 요소가 많아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오는 11월 대선을 염두에 둔 듯 한국의 성공적인 총선 진행 과정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은 선거와 공중보건을 (동시에) 보호하는 방법을 세계에 보여줬다”면서 “미국은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보여준 민주주의 운영 방식과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이 감염병 확산 와중에도 자유롭고 공정하며 안전한 선거를 치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한국의 총선이 전 세계에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넬슨 주한 영국대사관 정치참사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안전하고 질서 있게 높은 투표율로 주권을 행사한 한국인들이 제일 큰 승리자”라고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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