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4ㆍ15 총선 개표 방송 ‘선택 2020’은 화면 뒤편이 환히 비치는 투명 디스플레이로 시청자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내외 스튜디오에 설치돼 다양하고 참신한 형식으로 개표 정보를 전달한 이들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만든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만든 제품이었다.
16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이번 선거 방송에 투명 OLED 디스플레이가 활용된 건 MBC의 적극적 요청 때문이었다. ‘투명한 선거, 투명한 방송’을 내세워 차별화된 화면을 준비하던 MBC가 방송 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투명 디스플레이를 지목하고 LG디스플레이에 투명 OLED의 독점적 사용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풀HD급 해상도의 투명 OLED 패널을 LG전자 등 디스플레이 세트업체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상품으로 공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MBC의 요청을 받고 시청자에게 투명 디스플레이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적극 협조하게 됐다”며 “혁신적인 OLED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시청자도 양사의 협업 결과에 호평을 보냈다. 한 시청자는 “처음엔 그저 투명한 조형물인줄 알았는데 화면이 바뀌어서 신기했다”며 “개표 방송이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상에선 “LG의 기술력이 무대를 찢어놓았다”(아이디 Khc0****)는 찬사도 나왔다.
LG디스플레이 제품이 선거에 투입된 건 처음이 아니다. 미국 민주당이 버락 오바마, 공화당이 존 매케인을 각각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한 2008년 양당 전당대회 행사장 곳곳에도 회사의 100인치 HD급 액정표시장치(LCD) 멀티비전이 설치됐다. 당시 HD급 LCD TV로는 가장 큰 제품이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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