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제주지역 3개 선거구를 싹쓸이하면서 ‘5연속 석권’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전신인 한나라당 때부터 20년간 단 1명의 국회의원도 배출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낸 채 충격에 빠졌다.
이번 총선 결과 현역 의원인 오영훈(제주시을)ㆍ위성곤(서귀포시) 당선인이 나란히 재선에 성공했다. 송재호(제주시갑) 당선인은 첫 도전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서, 현역인 강창일 의원의 자리를 지켰다.
민주당 당선인들은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 성공과 완성’,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을 앞세워 표심 공략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 반면 ‘문재인 정권 심판’과 ‘민주당 16년 권력독점 타파’를 내세웠던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이번에도 도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민주당의 5연속 석권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내 정치권은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처가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는 점을 꼽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던 신종 코로나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제주도민들의 아픔인 4ㆍ3사건에 대한 인식 차이도 20년간 민주당의 승리를 지켜온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제주 4ㆍ3특별법이 제정됐고,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제주 4ㆍ3진상조사보고서 채택과 공식 사과가 이어졌다. 또 노 대통령의 첫 4ㆍ3위령제 참석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4ㆍ3추념식 등 두 번이나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처럼 4ㆍ3문제 해결에 민주당 역할이 상당했다는 점은 도민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의 경우 한나라당 시절부터 4ㆍ3을 홀대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상황에서 선거 때마다 4ㆍ3을 폄훼하는 발언 등 악재가 나와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미래통합당 등 도내 보수진영의 인물난도 패인 중 하나다. 도내에 미래통합당 지지층이 상당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선거에서 인물난에 허덕이면서 한계를 보였다는 게 도내 정치권의 분석이다.
도내 한 정당인은 “제주지역 유권자들의 특성상 인물론에 치중하는 성향이 크지만, 지난 선거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에게 대적할 무게감이 있는 후보들을 내세우지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실제 원희룡 제주지사가 새누리당 후보에 이어 무소속 후보로 연이어 당선된 점을 보면 인물론도 선거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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