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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할머니 옆에 앉혀 놓고…” 초등학생 ‘온라인 개학’은 학부모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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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할머니 옆에 앉혀 놓고…” 초등학생 ‘온라인 개학’은 학부모 개학?

입력
2020.04.16 13:02
수정
2020.04.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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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초등학교 4~6학년도 온라인 개학

“이거 소리가 어디 있어? 소리가 잘 안 들리네. 카메라는 꺼져 있는 건가….”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 5학년 창의반 1교시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 시작 10분 전. 맞벌이 아들 부부 대신 손자의 원격수업 참여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우(가명) 할머니의 목소리가 화상회의 프로그램 ‘Zoom’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진우가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한다’고 채팅방으로 전달하자, 결국 담임인 송미경 교사는 1교시 수업을 마치고 진우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담임 교사가 진우 할머니와 진우에게 차례로 “좌측 하단에 마이크 모양 음소거 버튼이랑 비디오 중지 버튼 사이에 있는 화살표를 눌러서 소리를 테스트해 보라”고 프로그램 이용 방법을 설명한 끝에 진우는 2교시부터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1ㆍ2학년, 고등학교 1ㆍ2학년 총 312만여명이 온라인 개학한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 5학년 창의반 교실에서 송미경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1ㆍ2학년, 고등학교 1ㆍ2학년 총 312만여명이 온라인 개학한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 5학년 창의반 교실에서 송미경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3과 고3에 이어 초등학교 4~6학년, 중1과 중2, 고1과 고2가 온라인 개학을 한 이날 컴퓨터 앞에 앉은 아이들 옆에는 대부분 학부모가 함께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초등학교는 이런 경향이 더 짙게 나타났다. 이날 용산초 개학식과 1, 2교시 수업을 참관해 보니 수업 시작 전이나 쉬는 시간마다 컴퓨터 화면에는 아이 옆에서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거나 기기 조작을 돕는 학부모의 모습이 언뜻언뜻 비쳤다. 김경미 용산초 교무부장은 “학부모님들도 당연히 수업을 보시다 보니 매 시간 공개수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토요일(11일)에는 1~6학년 전 학부모 대상으로 화상연수도 실시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연수와 사전 연습에도 불구하고, 아직 원격수업이 서툰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5학년 창의반의 2교시 수학 시간에는 채팅방에 답을 입력해 보라는 교사 지시에 한 학생이 ‘채팅방에 글을 입력하는 방법’을 묻기도 했고, 오전 9시 온라인으로 치러진 개학식에는 5, 6학년 학생 91명 중 5명이 사전 연락 없이 불참했다. 용산초 측은 “이 학생들은 기기 조작을 못했거나 개학식 시간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 교무실에서 교사들이 온라인 개학식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 교무실에서 교사들이 온라인 개학식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쌍방향 수업을 방해하는 복병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채팅방 기능이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원격수업이 마냥 신기한 아이들이 채팅방에서 쉴새 없이 떠든 것이다. 송미경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업 중간중간 “불필요한 채팅은 금지합니다” “수업 시간은 ‘채팅 시간’ ‘노는 시간’이 아니에요” “애들아 ㅋㅋㅋㅋㅋ는 그만” 등 아이들에게 수차례 주의를 줘야 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이상적인 원격수업의 형태인 쌍방향 수업 비중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비해 높은 것은 강점이었다. 용산초는 1~6학년 모두 매일 한 시간 이상 쌍방향 수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김경미 교무부장은 “아무래도 초등은 교육과정상 직접 체험하고 말하고 발표하는 학생주도학습이 많다 보니 중등보다 쌍방향 수업에 적합한 것 같다”며 “교사들도 쌍방향 수업에 상당히 적극적”이라고 답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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