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아이콘’ 통합당 김진태와 리턴매치서 설욕
운동권 총학생회장 출신과 강경 보수를 상징하는 후보의 재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강원 춘천ㆍ철원ㆍ화천ㆍ양구갑(춘천갑) 선거구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허영 당선자는 품격 있는 정치를 약속했다.
허 당선자는 16일 오전 4시쯤 마무리된 개표 결과, 6만 6,932표(51.32%)를 얻어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를 9,632표차로 제치고 4년 만의 설욕에 성공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를 무너뜨린 것은 물론, 소선거구제가 채택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32년 만에 ‘험지’에 깃발을 꽂는 등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였다. 춘천은 지난 8차례 선거에서 단 한번도 진보진영 후보에게 금배지를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보수 텃밭이었다.
개표 초반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뒤지던 허 당선자는 개표가 43% 가량 진행되던 시점에 역전에 성공했다. 30~50대 지지층이 많은 석사ㆍ퇴계동 지역과 사전선거 투표함이 열리면서부터다. 이후 김 후보와 표 차이를 벌리며 당초 예상보다 높은 득표로 승리를 굳혔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허 당선자는 2003년 11월 고 김근태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최문순 강원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을 거쳤고 삼수 끝에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허 당선자는 “긍정적인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큰 힘을 모아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정치의 품격을 높이고 강원도 수부도시 춘천의 자부심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 논란이 불거진 강원도청을 춘천에 신축하고, 교통공사 설립을 통한 시내버스 완전공영제를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춘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