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석 안팎 그칠 듯… 교섭단체 구성 꿈 좌절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 확보를 노렸던 정의당의 꿈이 사실상 좌절됐다. 지역구는 단 한 곳만 수성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정당 지지율도 당초 목표치인 20%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한 자릿수 의석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의당은 결국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헤어나오는 데 실패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의당은 16일 0시 50분 기준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8.62%(59만8,096표)를 얻어 6석 안팎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 20대 국회 의석수(6석)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투표 종료 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5~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표가 진행될 수록 고전하는 모습이다.
67.8%의 개표가 이뤄진 오전 1시 20분 현재 경기 고양갑에서는 당의 간판인 심상정 후보가 38.7%의 득표율로 정치 신인인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34.9%)를 3,677표 차로 앞서면서 지역구에선 ‘나홀로 생존’했다. 당초 출구조사에선 심 후보가 39.3%의 득표율로 이 후보(32.9%)를 6%포인트 가량 앞섰지만, 한때 이 후보에 역전되며 4선 고지에 빨간불이 들어오기도 했다. 정의당이 내심 기대했던 여영국(경남 창원성산) 이정미(인천 연수을) 후보 역시 출구조사에서 각각 35.3% 18.7%의 득표율로, 군소정당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특히 정의당이 가장 뼈아프게 여기는 대목은 정당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의석이다. 정의당은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에서만 15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엔 조 전 법무부장관의 임명에 ‘적격’ 판단을 내리는 등 민주당과 협조하며 명실상부한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 이상)도 꿈꿨다. 정의당은 그간 정당 득표율에 비해 지역구 의석이 부진했다. 그러나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출현과 비례정당 난립으로 결국 의석 수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쪼그라들었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후 “비례 위성정당 경쟁으로 아주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승자독식형 양당 구도인 현행 선거구조 한계를 개선해 소수정당의 의회 진출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개정된 선거법을 거대 양당이 악용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번 결과로 노동자와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정의당의 입지가 더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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