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장수, 우산 장수 두 자식 필요’ 김부겸 외침에 유권자 호응 미미
여당 내 대권 주자이자 정계에서 온건한 개혁주의자로 평가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패배를 인정했다. 대구 수성갑 민주당 후보인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대구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며 ‘대권 주자론’을 설파했으나 유권자들은 외면했다.
김 후보는 15일 오후 9시 50분쯤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에게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한다. 농부는 땅에 맞게 땀을 흘리고 거름을 뿌려야 하는데 농사꾼인 제가 제대로 상황을 정확하게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출마를 후회하지 않는 지에 대해 묻자 “국회의원 한 번 더 못하게 됐다고 울지 않는다. 대구와 나라의 내일을 위해 일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를 얻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고 짧게 말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김부겸을 택하면 대구는 여당에 하나 야당에 하나, 어느 쪽이든 대권 주자를 보유한다. 날이 맑으면 부채 장수, 비가 오면 우산 장수 이렇게 두 자식을 가진 집안이면 든든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40.4%)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40.3%)에 연거푸 낙선하는 시련을 겪은 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김문수를 누르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 후보는 “우선 20대 국회의원으로 대구경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성찰의 시간도 가져야 한다. 정치의 길로 들어선 이상 나는 내 것이 아니다. 내 운명은 시대와 국민의 여망 앞에 던져진 도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대구=김정모 기자 gj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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