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호남에 몰아친 녹색바람을 다시 한번 기대했던 천정배(광주서구을)ㆍ정동영(전북전주병) 민생당 후보의 지역구 수성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텃밭에 부는 여풍(與風)에 자리를 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민생당은 호남에서 몇 안 되는 당선 가능 후보로 꼽았던 정 후보와 천 후보마저 낙선 위기에 몰리자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7선을 노렸던 천정배 후보는 15일 오후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9%로 양향자 민주당 후보(73.8%)에게 큰 격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 후보는 현역 이점에도 선거운동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선 4년 만에 재대결에 나선 양 후보에게 줄곧 열세를 보였다. 선거 막바지 “민주당의 호남 싹쓸이만 막아달라”며 ‘3,000배 유세’로 민심을 공략했지만 민주당 바람 앞에선 쉽지 않은 분위기다.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를 달라”던 정 후보도 5선에 실패할 것으로 예측됐다. 출구 조사 결과 김성주 민주당 후보가 64.1%로, 정 후보(34.8%)를 크게 앞서면서 당선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정 후보와 김 후보 역시 4년 만의 리턴 매치였다.
17대 대통령선거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였던 정 후보는 서울에서 3차례 총선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고, 지난 20대 총선에서 정치적 고향인 전주로 다시 돌아와 김 후보를 누르면서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 후보와의 재대결에선 정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5선의 도전은 흔들릴 공산이 커졌다. 호남의 대표 정객이었던 천 후보와 정 후보는 결국 나란히 동반 퇴장의 길을 맞고 있다.
전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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