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판사 출신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동작을에서 정치 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현역 4선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를 따돌리고 국회에 입성할 전망이다.
방송3사가 15일 총선 투표 이후 발표한 출구 조사 결과, 이 후보는 54.0%의 득표율로 43.2%인 나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의 여유로운 승리가 예상된다.
과거 민주당의 텃밭이던 동작을은 정몽준 전 한나라당 의원이 18, 19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하면서 보수당 지역으로 분류됐다. 나 의원은 2014년 재보궐 선거로 동작을에 입성한 후 6년 간 지역구를 수성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이 후보를 나 의원의 대항마로 지목한 뒤 고토(古土) 회복에 나섰다. 사법연수원(나경원 34회, 이수진 40회)과 판사 선후배 간 맞대결로 이목을 끌었던 관심지역 대결에서 두 후보는 내내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출구조사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출구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정치신인 이 후보의 돌풍이 관록의 나 후보를 잠재웠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서울중앙지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이 후보는 판사 시절 조두순 사건에서 검찰의 불법 수사에 대해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는 등 인권을 중시한 사법행정을 강조했다. 2018년에는 현직 판사 신분으로 양승태 사법부의 일제 강제징용 재판 지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3~2017년 법원행정처가 인사 불이익 대상 법관을 정리한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자신이 포함됐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문건에 이 후보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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